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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발해 1300호의 도전- 강주연(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장)

  • 기사입력 : 2019-09-01 20: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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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7년 12월 31일 블라디보스토크 크라스키노 항구에서 한 척의 무동력 뗏목선이 출항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2월 혹한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발해 해상항로 학술뗏목탐사대가 역사적인 그 출항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물푸레나무로 만든 길이 15m, 너비 5m 의 뗏목에 장철수 대장, 이덕영 선장, 이용호 대원, 임현규 대원 4명의 젊은이들이 1300년 전 발해인이 해상 교역을 했던 발자취를 찾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출발했다.

    그들이 그 추운 겨울에 출항했던 이유는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부는 북서계절풍을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그 옛날 발해인들이 일본으로 해상무역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역사를 증명하기 위해서 겨울철 음력 11월에서1월 사이에 불어오는 북서계절풍을 이용하여 일본까지 해상항로를 복원하였던 것이다.

    그들은 출발에 앞서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발해는 옛 고구려의 영토와 바다를 통해 국가의 경영을 이룩한 해양국가였다. 우리가 찾으려는 발해의 옛길 항로는 해류를 통해 해상 활동을 했던 발해인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으로 발해사 복원에 조그만 기여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들은 출발한 지 25일째인 1998년 1월 24일, 일본 오키섬 근해에서 폭풍우를 만나 전원 산화하였다.

    그들이 얻고자 한 것이 비단 옛길항로만이었을까. 거친 동해바다를 건너는 도전정신을 통하여 발해인들의 자긍심과 탐험정신을 현대 한국인에게 전달하고자 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발해는 한반도 중심의 역사관에서 만주 및 연해주로 역사의 인식과 지평을 넓혔다는 데 그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발해 1300호는 도전정신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이여 다시 한 번 일어나라. 우리 몸속에 흐르고 있는 도전정신을 깨워라. 우리의 피는 저 넓은 대륙과 저 광활한 바다 위에서 힘차게 용틀임하고 싶어 한다. 젊은이들이여 도전하라. 도전이야말로 진정한 이시대의 청년정신이 아니겠는가?

    강주연(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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