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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서성동을 바꾸자] (5) 경남도·창원시 그동안 뭐했나

재정비 계획 ‘사업성 부족’으로 번번이 발목
2012년 설문 응답자 85% “지역 악영향”
시, 3·15 공원 등 추진했으나 끝내 좌초

  • 기사입력 : 2019-09-22 20:4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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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명 ‘신포동 꽃동네’로 불린 서성동 성매매집결지는 지난 1899년 마산항 개항, 1905년 철도 신설 전후로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지역이다. 일본 유곽이 생긴 이래 일본군과 건설 인부들을 상대로 한 성매매가 확대됐고 1945년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고 1948년 공창 폐지령이 떨어지면서 일시 폐쇄됐다가 6·25전쟁 이후 신포동을 중심으로 재형성되면서 100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 일재의 잔재이자 우리사회 어두운 단면이다.

    경남여성인권지원센터 등이 지난 2012년 지역민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5%가 ‘지역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답했고, 68%는 ‘집결지를 폐쇄하는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특히 당시 응답 지역민 35%는 서성동 집결지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정부와 지자체의 폐쇄의지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집결지 폐쇄 후 활용방안으로는 30%가 시민 휴식공간, 27%가 3·15민주공원 건립 또는 자원봉사시설, 도서관 등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2009년 지역민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63%가 ‘서성동 집결지 폐쇄’를 촉구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일대 전경./김승권 기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성매매 집결지 일대 전경./김승권 기자/

    지역민과 지방의회 등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창원시는 지난 2013년 2월 38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성동 집결지 3000㎡를 포함한 일대 2만3000여㎡를 대상으로 서성동 지역 개발 기본구상 수립 용역을 실시했다. 7월 도시정비 재생사업 또는 도시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게 적합하다는 결과를 도출한 데 이어 10월에 서성동 집결지가 마산합포구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고 역사문화시설과 학교가 밀집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3·15의거 기념탑과 몽고정, 임항선 그린웨이 등과 연계해 ‘3·15 민주공원’을 조성키로 계획을 변경, 발표했다. 당시 책정된 사업비는 부지보상비 250억원 등 약 300억원이었고 국비와 도비를 50% 이상 확보하겠다는 게 창원시의 계획이었다. 비슷한 시기 경남도도 서성동 집결지 정비사업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사업비에 발목이 잡혔다.

    ‘3·15 민주공원 조성사업’에 500억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는 사업을 재검토했고 2015년 1월 3·15 민주공원 조성 대신 ‘공동주택지 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나 용역 결과 사업비 규모가 800억원에 이르러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이 났다. 이후 사업 추진 동력이 상실됐고 당시 경남지사와 창원시장 간 갈등, 단속 부진까지 더해져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결국 좌초됐다.

    이후 사업 재추진 없이 2011년 구성된 경남도와 창원시, 지방의원, 경찰과 소방, 교육지원청,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서성동 집결지 재정비 대책위원회만 분기별 회의를 통해 집결지 폐쇄와 재정비를 위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정부와 경남도, 창원시는 매년 성매매집결지 현장기능 강화사업에 각각 50%, 25·25%씩 총 1억원가량, 구조지원사업 각각 70%, 15·15%씩 총 1억5700만원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 예산은 서성동집결지를 포함한 성매매 피해자 구조지원, 법률·의료지원, 상담소 운영 등에 쓰이고 집결지를 폐쇄하거나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등 일대 환경 개선을 위한 직접적인 사업은 아니다.

    최근 관련 단체와 지방의원들이 나서 서성동집결지 재정비 필요성을 지역사회에 환기시키고 있다.

    창원시의회 내 의원연구단체 ‘여성·청년의원 시정연구회’는 지난 16일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부산 해운대 609 등을 돌아봤으며 오는 10월 16일 ‘서성동 성매매집결지 정비 및 여성인권보호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6월 박선애 의원이 5분자유발언을 통해 서성동 집결지를 폐쇄하고 3·15 민주공원을 조성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도의회에서도 이옥선, 김경영, 윤성미 의원 등이 도정질문, 예산안 심사, 주요 업무보고 등을 통해 서성동집결지 문제를 지적하고 관리와 정비에 경남도가 역할을 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해 왔다.

    계속된 요구와 지적에 창원시는 서성동 집결지 정비 문제를 논의, 추진하기 위해 제1부시장이 총괄하고 여성가족·도로·건축·위생 등 관련 부서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이달 중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업무 담당자들만 모여 논의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부시장이 직접 업무를 지휘하게 된다.

    창원시 여성가족과 관계자는“시가 할 수 있는 역할부터 차근차근 해나가겠다”면서 “태스크포스 구성을 통해 보다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도시재생사업으로 성매매 집결지를 변모시키는 전주시 등 타 지역의 성공사례를 볼 때 지자체장의 의지도 강조된다. 지난해 제7회 지방선거 때 여성단체가 창원시장 후보자들에게 보낸 성평등정책(여성정책) 공약 제안 정책질의서에 대해 당시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성매매집결지 해소와 민주공원 및 역사관 건립을 공약으로 채택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김경영 도의원은 “집결지 내 국유지 안에 있는 불법건축물 단속 등 그동안 기본적으로 행정이 해야 하는 역할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행정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창원시와 경남도가 각자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찾고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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