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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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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한 점의 그림이 있는 집풍경을 꿈꾸며- 강주연(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장)

  • 기사입력 : 2019-09-24 2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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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풍류를 즐기며 시 서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좋은 글과 그림들을 집안 곳곳에다 걸어놓고 감상하기를 즐겼다. 그러나 지금의 집안 풍경은 사뭇 이것과는 거리가 멀다. 친구의 집이나 친지의 집을 방문해 보면 그림이나 글씨가 벽에 걸려있는 집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얼마 전까지는 가족사진도 많이 걸어놓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보기가 힘들어졌고, 그 자리에는 커다란 벽걸이 TV가 자랑스럽게 떡하니 버티고 있다. 그 나머지 벽면들은 조잡한 인테리어가 그림과 글씨를 대신하고 있다. 복잡한 세상살이 때문에 집에서는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것을 선호하게 되었을까? 한 점의 그림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미술관에 가야만 느낄 수 있나? 그렇다고 미술관을 그렇게 자주 갈 수 있는 여건도 아닌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보니 삶이 팍팍하기 그지없다.

    여유가 있는 삶을 목표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 저녁이 있는 삶을 현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여유는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그림 한 점 걸어두었다고 삶의 여유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한 만족감과 행복감은 느끼지 않을까 미리 짐작해본다.

    고급 소파는 구입해서 자랑하지만 소파 반값도 안 되는 예술작품은 비싸다는 이유로 구매를 하지 않는다. 한 번도 구입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예술품 구매는 특별한 사람들만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반 작품 전시도 많이 있지만 아트페어가 많이 열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트페어를 관람하고 있고 그 연령층도 예전보다는 많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자주 작품을 대하다 보면 친숙해지고 하나쯤 가지고 싶어지는 생각도 들게 될 것이다.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부터 접근을 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앞으로 이 작가가 유명해져서 그림값이 오르면 좋고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그림 한두 점 가져보는 것도 행복하지 않을까? 대중가수의 콘서트 관람처럼 쉽게 예술작품을 대하는 날이 오길 바라고, 그때쯤 되면 우리들 식탁 위에 예쁜 그림이 한 점 걸려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해본다.

    강주연(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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