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3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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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냐, 금융자산이냐- 백자욱(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기사입력 : 2019-11-19 20: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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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정부는 서울의 일부지역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 분양가 상한제란 아파트 분양가를 땅값과 건축비를 더한 기준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분양가 상한을 제한하여 분양하는 지역에서 운 좋게 아파트를 분양받게 되는 사람은 낮은 금액으로 분양받은 금액만큼 자본이득을 보게 된다. 당연히 로또 분양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에 대한 열기가 대단하다. 그런데 이게 바람직한 현상일까? 경제가 성장하면 부동산가격도 동시에 상승하는 것은 맞지만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들이 여유자금을 금융자산이 아닌 부동산으로 몰아넣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가경제가 성장하려면 기업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투자에 필요한 돈은 금융시장을 통해서 여유 있는 자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필요로 하는 기업으로 쉽게 잘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서 고용이 창출되고 그 결과로 나라 경제가 활기를 띠게 된다. 그런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쪽으로 돈이 흐르지 않고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게 되면 일자리가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든다. 왜냐하면 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자금난에 빠질 수도 있고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재화나 서비스의 생산원가를 상승시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이다. 2018년 한국은행이 실시한 가계금융복지 조사자료에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미국의 부동산 대비 금융자산 비율을 보면 한국은 75% 대 25%, 일본은 36% 대 64% 그리고 미국은 30% 대 70%로 구성되어 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말로써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섰다.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투기로 부를 쌓는 것보다는 훌륭한 기업들의 성장을 통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부동산가격의 상승만으로는 절대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분위기가 성숙되어야만 국민들이 미국이나 일본처럼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에 투자를 더 많이 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주식의 가격이 투기수요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통해 상승하기만 하면 국민들은 주식시장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리게 될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990년대에 3000이었던 것이 30년이 지난 지금은 9배가 넘는 2만7700으로 되어 있다. 이에 비해서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990년 1000이었던 것이 30년이 지난 지금 2140으로 되어 있다. 주식시장을 나타내는 지수는 그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부(富)를 나타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재산이 30년 전에 1000만원이었던 것이 지금 2100만원인 경우 2.1배 오른 나라와 3000만원이었던 재산이 같은 기간에 2억7700만원으로 9배 불어난 나라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금융자산보다는 부동산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든다.

    왜 주식시장의 지수가 상승해야 하는가? 21세기 기업 조직은 거의 주식회사로 되어 있다. 주식회사의 설립 목적은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주식가격 상승 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일부 투기세력에 의한 일시적인 상승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근본적으로는 기업의 긍정적인 생산·연구 활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그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의 주식가격 상승은 국가의 부를 증가시키는 행위이기에 바람직한 경제행위이다. 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로 한 것은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도록 기업이 경영 활동을 잘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서 부동산에 쏠린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흐르면 자연히 부동산시장의 과열도 식게 될 것이다.

    백자욱(창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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