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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대학 그만두는 학생들- 이상규(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9-12-18 20: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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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대에 대학생은 희소성 때문에 이름 그 자체가 특권이었다. 당시 대학 진학률은 27.2%에 불과했다. 대학을 나와야 좋은 일자리를 잡고 대접을 받는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학 진학률은 이후 한동안 올라갔다. 대학 진학률(‘대학 합격자’ 기준)은 1985년 36.4%, 1990년 33.2%, 1995년 51.4%, 2000년 68%, 2005년 82.1%에 이어 2008년 83.8%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 대학 진학률은 낮아지기 시작한다. 대학 진학률은(‘대학 등록자’ 기준으로 바뀜)은 2010년 75.4%, 2012년 71.3%, 2014년 70.9%, 2016년 69.8% 2017년 68.9% 등 계속 낮아지고 있다. 다만 2018년 69.7%로 소폭 반등했다. 대학 진학률은 8년 새 약 10% 낮아졌다.

    여기다 요즘에는 중도에 대학을 그만두는 학생이 많다. 그런 현상은 서울에 소재한 대학보다는 지방대에서 더 두드러진다. 최근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4년제 대학 중도 탈락 학생 현황’(2018학년도 기준)에 따르면 경남의 중도 탈락 학생 비율은 5.7%로 서울(2.9%), 인천(2.7%)보다 두 배 정도 높다. 인근 부산의 중도 탈락 학생 비율도 4.8%로 역시 수도권에 비해 높다.

    중도 탈락 학생은 재적학생 중 어떤 이유로든 학업을 중단한 경우를 말한다. 교육부가 분류한 탈락 사유는 미등록, 미복학, 자퇴, 학사경고, 학생활동, 유급제적, 수업연한 초과, 기타 등이다. 이 비율은 사유가 뭐든 간에 학생들이 대학생활 또는 학업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지표로 볼 수 있다. 탈락 비율은 일반적으로 국립보다는 사립에서 조금 더 높게 나타나지만, 지방의 국립대학에서도 그 비율이 만만치 않다. 그만큼 지방대 학생이 수도권에 비해 만족도가 낮다는 뜻이다.

    이탈 원인을 살펴보면 수학 능력이 떨어지거나 학업 성적이 나빠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는 얼마 안 된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 졸업장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 별다른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등록금 부담이다. 4년간 대학생 1명에게 들어가는 등록금은 평균 2000만원 정도이다. 교육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19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학생 한 명이 연간 부담하는 계열별 평균 등록금은 의학이 약 960만원대로 가장 높고, 예체능(770만원), 공학(718만원), 자연과학(678만원), 인문사회(592만원) 순이다. 우리나라 국·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은 각각 418만원, 734만원이다. 학자금을 빌린 청년들은 졸업하자마자 바로 빚더미에 올라앉는다.

    중도 탈락의 일차 피해자는 학비를 내고 몇 학기를 다닌 학생과 뒷바라지한 학부모다. 다음으로 해당 대학도 피해를 본다.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학은 중도 탈락으로 재학생 충원율에 타격을 입는다. 교육부는 재학생 충원율에 따른 지원 제한을 강화할 방침이어서 악순환은 되풀이된다.

    얼마 전 2020년도 수능이 끝나고 지인들로부터 자녀의 대학 합격 소식을 듣고 덕담을 건네는 가운데서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자녀가 대학을 그만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대학입시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학생이 스스로 대학을 그만둘 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짐작이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젊은이를 위한 일자리가 많이 생겨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는 대학생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

    이상규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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