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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중국대사와 하동군수의 꽌시- 김재익(남해하동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20-01-09 2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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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운좋게 한국의 여러 지방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중략) 하동 지역의 오래된 역사와 순박한 인심은 현대화된 유기농 친환경 농업과 훌륭하게 융합,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31일자로 5년 10개월여 동안의 한국 근무를 마감한 역대 최장수 주한 중국대사인 추궈홍 대사가 이임 4일 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이임 리셉션에서의 이임사 중 일부이다. 그는 재임 동안 한-중 사드 갈등 등 현안도 많았지만 무난히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서 근무한 소회를 네 가지로 나눠 한-중 관계, 한-중 협력, 한국인에 대한 평가에 이어 한국의 자연과 문화에 대해 느낀 점을 말했다.

    그는 창덕궁 비원의 단풍나무와 성균관대 명륜당의 오래된 은행나무를 보면서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에 푹 빠졌다고 표현했다. 이임사에서 한국의 여러 지방을 방문했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예시한 곳은 하동 한 곳뿐이다. 추 전 대사가 하동 지역을 유난히 마음에 담은 것은 윤상기 하동군수와의 친분이 상당한 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추 전 대사와 윤 군수의 인연은 지난 2015년 1월 서울에서 열린 ‘2015 중국방문의 해’ 개막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축하 메시지를 보낸데서 비롯됐다. 시 주석은 메시지에서 최치원 선생의 시 ‘호중별천(壺中別天)’ 두 구절 ‘동국화개동(東國花開洞) 호중별유천(壺中別有天)’을 인용하며 한국을 칭송했다. 동국화개동-동방나라 화개동이 바로 하동군 화개면이다. 윤 군수는 같은 해 추 전 대사를 방문해 시 주석 하동 초청장을 전달했다.

    추 전 대사와 윤 군수는 이를 계기로 지난달 26일 이임 면담까지 약 5년 동안 10여 차례 만남을 가졌다. 추 전 대사는 지난 2018년 5월 하동의 대표축제 중 하나인 야생차축제를 방문하는 등 네 차례나 방문해 하동의 아름다운 자연을 눈과 마음에 담았다.

    이런 과정에서 중국대사관은 하동도서관에 도서 1000권을 기증하고, 하동 청소년 중국 방문과 대학생 장학금 혜택 등을 지원했다. 중국대사와 작은 지자체 단체장의 깊이 있는 만남과 교류가 흔한 일도, 쉬운 일도 아니다. 두 사람 간에는 중국인과 중국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인 신뢰를 바탕을 둔 ‘꽌시(關係)’가 형성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윤 군수는 추 전 대사 외에도 많은 인사들과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캐나다 최대 유통 그룹의 짐 패티슨 회장,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USA한남체인의 하기환 회장 등은 하동군 농특산물 5200만달러를 수출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단체장들은 재임 중 많은 유력 인사들과 만남을 갖게 된다. 그런 만남들을 지자체 발전과 연결지을 수 있도록 1~2회성이 아닌 신뢰를 동반한 꽌시를 형성하는 것도 단체장의 역할이다.

    김재익(남해하동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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