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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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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코로나19와 예술인- 모형오(경남문화예술진흥원 기획홍보팀장)

  • 기사입력 : 2020-03-04 20: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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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공연·전시·축제는 대부분 연기되거나 취소됐고, 새로운 작품을 위한 연습과 회의 또한 여의치 않아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문화예술계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데이터를 보니 경남에서 지난 1월에는 21편, 2월에는 23편의 공연이 올려졌는데 예매인원은 1월이 9824명, 2월이 1725명이다. 2월 공연이 예정대로 올려지긴 했으나 관객은 82% 이상 줄었다는 이야기다.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3월에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2월까지가 비수기이고 3월부터 본격적으로 공연·축제가 열리는데 사태가 장기화되다 보니 문화예술계의 침체와 예술인의 어려움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에볼라, 사스, 메르스 등 감염병이 확산할 때마다 이로 인한 예술인의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부나 지자체, 지원기관에서 갖가지 대책을 내놓았으나 매번 뾰족한 방안은 마련하지 못한 채 지나갔고, 이번에도 변죽만 울려대다 넘어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피해 상황에 대한 구체적 사례나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겠고,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예술인의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해야 한다. 서구식 예술인 사회보장제도 도입이라든가, 전업 예술인 기초생활 보장제도와 같은 진일보한 복지 시책도 검토해 봐야 한다.

    침체된 상황을 상상력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여러 시도도 눈길을 끈다. 진주의 청년 뮤지컬 배우와 제작진은 연습했던 작품을 단편영화로 촬영하여 유튜브에 상영할 계획이라 하고, 진해의 인디밴드가 제작한 ‘코로나 퇴치송’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서울 일부 공연장에서는 취소된 공연을 무관중으로 진행하고 온라인 생중계로 내보내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지자체는 취소된 봄 행사·축제 예산을 코로나19 진정 이후 다른 행사로 전환하여 개최하거나, 예술인들의 실험적인 프로젝트 공모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은 의료계의 몫이지만 침체된 지역 사회에 희망과 상상의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은 예술계의 몫이다. 경남 예술인, 파이팅!

    모형오(경남문화예술진흥원 기획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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