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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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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치밀하게 치열하게- 정현섭(창원시 전략산업과 과장)

  • 기사입력 : 2020-06-07 20: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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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섭 창원시 전략산업과 과장

    치밀(緻密)과 치열(熾烈)의 여러 가지 사전적 의미 가운데 하나는 ‘치밀은 자세하고 꼼꼼함, 치열은 기세나 세력 따위가 불길같이 맹렬함’이다.

    19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시골에서는 가을걷이가 끝나면 볏짚을 모아서 이엉을 만들었다. 낡은 지붕을 새롭게 바꾸거나 곡식을 담아두는 곳간의 덮개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볏짚의 이엉을 엮을 때 촘촘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겨울철 눈이 오거나 여름철 비바람이 치면 물이 새기 때문이다.

    그리고 늦봄이 시작되면 농사꾼은 여름철 벼농사를 위해 논두렁을 만들게 되는데 이때도 흙을 잘 섞어 단단하게 해 물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천수답일 경우 논두렁에 구멍이 생겨 물이 쉽게 빠져나가면 가을에 흉년이 되기 일쑤다. 초가지붕과 논두렁에 물이 새지 않도록 치밀하게 만드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움에 맞서 인간이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기도 하다.

    창원시는 그동안 초가지붕과 논두렁 쌓는 일을 게을리하였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잘나가던 풍요로움에 안주해 21세기 급변하는 시대흐름의 변화와 새로운 미래를 위한 설계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못하였다. 글로벌 위기에 휘청거리고, 코로나19로 또 한번 힘든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2년 동안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고 계속해서 진행형이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서 스마트선도산단 선정,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 수소산업특별시, 방산혁신클러스터 선정, 자동차부품연구원동남본부와 전자부품연구원동남본부 설립, 재료연구원 승격 등등 산업적인 부분에 있어서 과거에 없었던 기반을 마련했다. 10년 후의 풍성한 가을을 꿈꿔도 좋을 듯하다.

    사람이건 동물이건 한 도시건 그 자리에 있으면 경쟁에서 밀려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또다시 현실에 머뭇거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움에 도전해야만 한다.

    도전의 중심에 서서 치열하게 나아가고 있는 나의 많은 직장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10년이 지난 이즈음, 창원이 세계적인 산업모범도시 k-시티가 되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현섭(창원시 전략산업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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