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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청년의 날을 아십니까- 이재성(시인)

  • 기사입력 : 2020-09-24 19: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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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기가 바뀌었다. 서늘한 바람이 분다. 창문을 슬며시 닫는다. 곤히 잠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다 삐죽 튀어나온 배꼽 위로 이불을 감싼다. 기다림이 무색하게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찾아온다. 코로나 블루가 이어지는 힘든 날에도 한숨 돌릴 작은 순간이 찾아온다. 새벽에 눈 비비며 일어나 고갤 들어본다. 모두가 잠든 이 시간 부스럭거리며 반짝이는 소리 듣는다. 밤새 울음 연습하던 귀뚜라미와 깨어 있는 작은 별자리들. 문득, 청춘이기에 별일 아니라는 작은 위로를 듣는다. 관심 주지 않았을 땐 몰랐던 작은 목소리들이 들린다. 마주 본다. 작은 것들의 소곤거림을.

    청년기본법 제1조는 말한다. ‘이 법은 청년의 권리 및 책임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에 대한 책무를 정하고 청년정책의 수립·조정 및 청년지원 등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말한다. 이 법 제정하는 데 6년이 걸렸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실은 ‘헬조선’으로 표현된 지 오래되었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집, 꿈, 희망 등 N포세대로 규정되었다. 청년의 무한한 가능성이 무수한 이유로 ‘포기’라는 선택지를 받게 된다. ‘도전하라’라는 말이 무색하게 높아진 의식수준 만큼 두뇌회전은 절망의 도출 값을 산출한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일련의 심정을 기성세대들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때와 지금은 너무도 많이 변해버렸다. 세대 간 단절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나 때는 말이야’로 통칭되는 조언이 잔소리로 변했다.

    청년의 날은 올해 처음 청년기본법 제7조를 통해 대통령령으로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로 지정되었다. 2020년 9월 19일은 첫 청년의 날이다. 몰랐다. 방송을 통해 알았다. 관심의 부재였을까. 갑작스럽게 마주친 청년의 날 앞에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부는 ‘기회의 공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상상하고, 도전하고,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주길 바란다”고 말한다.

    추상을 구체화시키고 내재화시키기 위해선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각종 자격증과 스펙을 쌓지만 현실에서 경험을 쌓거나 능력을 발휘할 직장이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경제력은 꿈을 좇다보면 함께 오는 것일까. 돈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일까. 청년들이 기성세대에게 해법을 묻지만 돌아오는 것은 부와 명예의 대물림, 정경유착, 반칙과 특권의 당연함이다. 불공정을 느낀다. 그렇다면 기성세대가 청년일 때는 어땠을까. 그때도 낮은 취업률과 높은 실업률이 있었다. 시절의 다름 속 힘듦은 마찬가지였지만 그럼에도 ‘낭만’이 있었다고 말한다.

    청년의 특권은 분명 가능성이다. 100세 시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루에 비유하면 청년의 시간은 새벽에서 이제 막 해가 떠오르는 시간이다. 가능성을 현실로 길어 올리기 위해선 믿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믿음이 이제는 ‘낭만’이 아닌 ‘공정’에서 나온다고 위로한다. BTS가 대변한 청년들의 목소리가 어쩌면 기성세대에게는 가벼워 보일지도 모른다. 쉽게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청년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우리 모두 이정표가 없는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청년은 모두가 처음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재성(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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