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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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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9) 고성 갈천서원

세상 사는 일, 다 칡넝쿨 같아서…

  • 기사입력 : 2021-01-21 20:04:30
  •   

  • 갈천(葛川)

    세상사는 일이야 다 칡넝쿨 같아서

    구름은 구름길을 가고요

    시냇물은 시냇물대로 제 물길을 가지요

    세상사 다 그 이어짐도 칡넝쿨 같아서

    아버지의 말씀이 그 아들에게

    어머님의 말씀이 그 딸에게

    구름이 구름길을 가듯이

    시냇물이 그 물길을 이어 가듯이

    푸르고 푸른 넝쿨 이어가는 것 아니겠어요

    한 세상 청산(靑山)에 묻혔다 해도

    그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칡이 넝쿨을 기르듯 푸르르 가는 것 아니겠어요

    나는 허튼 세상 등을 지고 숨었으나

    너희들은 그러지 마라 말씀 하셔도

    그 칡넝쿨이 자라서 또 한 세상

    푸르게 푸르게 다 이어져가는 물길이어서

    칡넝쿨 같지 않은 게 어디 있겠어요

    아버지의 말씀이 그 딸에게

    어머님의 말씀이 그 아들에게

    푸른 넝쿨 힘줄같이 깊어가는 것 아니겠어요

    헛되고 헛헛한 이 한 세상

    여기 청산(靑山)에 묻혔다 해도

    그 속에서 또 뿌리를 내리고

    칡넝쿨 기르듯 이어가는 것 아니겠어요

    시냇물이 새 물길을 다시 내듯이

    구름이 구름길을 새로 내듯이

    칡넝쿨 같지 않은 게 어디 있겠어요


    ☞ 고성군 대가면 갈천리에 있는 갈천서원은 고려 공민왕 때 회화면에 ‘금봉서원’으로 세워졌는데, 1712년(숙종 38)에 지금 있는 자리로 옮겨 세우고 ‘갈천서원’이라 하였다. 갈천서원(葛川書院)은 지방유림의 공의로 이암(李)·어득강(魚得江)·노필(盧 )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으며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36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중 행촌 이암 선생은 환단고기에 포함된 단군세기편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갈천서원은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의 일익을 담당해오던 중,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1869년(고종 6)에 훼철되었다가, 광복 후 유림들에 의해 복원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3월 상정(上丁)에 향사를 지낸다. 경내의 건물로는 3칸의 묘우(廟宇)·강당·신문(神門), 5칸의 고사(庫舍), 외문(外門) 등이 있다.

    묘우의 중앙에는 이암, 왼쪽에는 어득강, 오른쪽에는 노진의 위패가 각각 봉안되어 있다. 강당은 중앙의 마루와 양쪽 협실로 되어 있으며,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로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불사문은 앞면 5칸·옆면 1칸의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꾸며졌다. 시 속 칡넝쿨은 여러 번 옮겨지면서 면면히 이어져온 갈천서원이 민중의 삶과 연결되고, 민중이 삶이 칡넝쿨처럼 이어져 왔다는 의미이다.

    시·글= 성선경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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