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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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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75주년 특집] 경남경제 ‘퀀텀점프’ 시작됐다

국책硏 등 ‘지성집단’ 속속 입주… 질적 성장 이끈다

  • 기사입력 : 2021-03-02 0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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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산업 생계태의 질적 변화가 시작됐다. 경남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이 그동안의 단순 생산·가공 중심에 벗어나 연구개발·융복합을 통한 첨단 고부가가치화로 나가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어서다. 기존 기계 중심에서 신산업 유치와 기술창업 활성화로의 움직임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경남도가 있다.

    김경수 도정 이후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과 강소연구개발 특구지정, 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본부 유치, 김해 NHN 데이터센터 유치 등 각종 인프라 확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역대 도정이 산업단지 지정 등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했다면, 김경수 도정에서는 산업단지 스마트화와 함께 연구개발(R&D) 중심의 소프트웨어 분야 강화를 위한 기반 유치를 짧은 시간에 이뤄내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기술 이전과 연구개발 촉진 등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기업들의 질적 성장에도 큰 도움이 예상된다.

    아울러 기술창업활성화를 위해 경남창업생태계의 비전을 발표하고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소위 현대물리학에서 말하는 ‘퀀텀점프(Quantum Jump)’에 비견될 정도다.

    본지는 연구개발과 기술창업중심으로의 경남경제 질적 변화에 대한 현황과 의미, 그리고 과제에 대해 짚어본다.


    창원국가산단이 최근 전통기계산업을 뛰어넘어 한 단계 높은 도약을 꿈꾸기 시작했다. 사진은 한국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 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지역본부,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재료연구원 금속소재종합센터 등이 소재한 의창구 팔용단지 전경. /김승권 기자/
    창원국가산단이 최근 전통기계산업을 뛰어넘어 한 단계 높은 도약을 꿈꾸기 시작했다. 사진은 한국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 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지역본부, 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재료연구원 금속소재종합센터 등이 소재한 의창구 팔용단지 전경. /김승권 기자/

    대폭 강화된 연구개발 기반

    재료연구원 승격 개원, 소재부품 강국 발판
    자동차硏·전자기술硏 동남본부도 개소

    창원·진주·김해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
    NHN,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김해에 문 열어

    연구개발 기반 강화는 먼저 재료연구소의 원 승격을 꼽을 수 있다. 재료연구원은 지난해 4월 국회 법률안 통과로 승격됐다. 기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소 부설에서, 독립연구기관으로 위상이 달려졌다. 인력과 예산 규모가 대폭 커졌으며, 진해 육대부지에는 제2재료연구원을 구축하고 있다. 제2재료연구원이 건립되면 창원 성산구에 있는 본원은 소재 원천기술 연구개발 중심, 진해 제2재료연구원은 소재기술 기반의 제조업 혁신을 실현하는 국가 소재기술 실용화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일 종합소재 연구기관으로, 대학·연구소·기업 간 연구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과 실용화 역량을 집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효과로 꼽힌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소재부품 강국으로의 도약에 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 크다는 평가다.

    경남의 자동차부품산업의 체질 개선에 필수 요소로 꼽히는 한국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도 창원에 들어섰다. 경남 자동차 부품산업은 규모면에서 전국 상위권이지만 가공 위주의 한계에 직면하면서 부가가치는 지난 2015년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이런 때 연구원 유치는 미래차 혁신기술 선점에 새 활력이 기대된다. 특히 ‘움직이는 IT 디바이스’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시점에 미래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거점연구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연구원은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과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수소충전소 부품 개발 연구 등으로 내연기관의 친환경화에 일조할 전망이다.

    전자기술연구원 동남권본부의 유치로 전자·정보통신(IT),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가 중점 연구개발된다. 지난해 전자부품연구원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동남권본부 유치로 전자기술연구원이 그동안 축적한 정보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5G 등 첨단 IT기술을, 기계와 자동차, 조선, 항공에 결합시켜 정체된 경남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전자·IT산업 신기술의 기업 이전과 사업화 지원을 통해 지역 관련 기업의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책연구원 등 지성집단이 대거 도내에 개원하면서 경남경제의 연구개발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지난 2020년 11월 한국재료연구원 승격 개원식. /경남신문DB/

    지역별 특색을 살린 연구개발도 이목을 끈다. 지난 2019년 8월 창원(지능전기기반 기계융합)·진주(항공우주부품소재)·김해(의생명 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이 그것이다. 강소특구는 지역 기술핵심기관을 중심으로 소규모·고밀도 집약 공간을 R&D(연구개발) 특구로 지정·육성하는 제도다. ‘기술-창업-성장’이 선순환하는 혁신클러스터 육성을 위해 기술 발굴과 사업화 지원, 창업·성장·글로벌 진출 지원 등이 주 목적이다. 도내 강소특구 기술핵심기관으로, 창원은 한국전기연구원, 진주 경상대, 김해 인제대가 지정됐다. 이들 핵심기관들은 강소특구의 선도(앵커) 기업을 유치해 기술 이전과 사업 발굴 등 지역 성장의 혁신을 이끌 계획이다.

    국내 대표적인 IT기업 NHN㈜ ‘클러우드 데이터센터’의 김해 유치도 큰 성과다. NHN㈜은 한게임, 페이코, 벅스, 코미코, 토스트(TOAST)를 운영하며 게임, 결제, 엔터테인먼트, IT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술기업이다. 김해에 건립되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도심형 친환경 데이터센터’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확대로 인한 대용량의 데이터를 관리하는데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지역 산업의 ICT 융·복합 기반 구축으로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사업’과 ‘AI 제조 플랫폼 사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김해 부원동 일원에 구역지정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데이터센터와 R&D센터 건립에 착공해 2023년 상반기 운영 계획이다.



    2019년 12월 한국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 개소식. /경남신문DB/

    기술창업 생태계도 함께 확충

    경남도 전담부서 신설해 벤처기업 발굴·지원
    ㈜경남벤처투자 200억 펀드 결성 투자 나서
    창조혁신센터 스타트업 지원 강화·사업 유치

    경남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역 창업 역량도 강화되고 있다. 그동안 경남은 제조업 기반이 강해 창업 활성화에는 관심의 비중이 낮았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력이 있어도 이를 현실화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자금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벤처캐피탈이 수도권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창업투자자금 유치가 쉽지 않은 점도 같은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도가 제시·추진하고 있는 창업생태계 비전은 창업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세부적으로 창업투자회사 설립,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투자설명회 지원, 창업플랫폼 구축, 창업지원정책 유관기관들과 협력 강화 등은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주요 방안으로 꼽힌다. 이후 경남도에는 기술창업 지원 전담 부서가 신설됐고,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이 한층 더 강화됐다. 또 현재 경남에 본사를 둔 유일한 벤처캐피털 회사로 설립된 ㈜경남벤처투자는 200억원 규모의 창업지원 펀드 결성 등 본격 투자활동에 들어갔다. 지역의 창업 허브 기능 수행을 목표로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설립된 센터 중 하나인 경남창조혁신센터 역시 다양한 국비 지원사업 유치와 투자펀드 운영 등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창업관련 스타트업 캠퍼스와 메이커스페이스 일반랩과 전문랩을 동시에 구축했다. 일반랩은 체험에 초점을 두고, 전문랩은 창업가들이 시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전문 장비를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지역에 전무했던 액셀러레이터 등록도 6개사로 확충됐다.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아이디어와 아이템만 있는 신생 단계의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공간, 마케팅, 홍보 등의 업무를 지원하며,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벤처단계로 성장시키는, 창업의 성공률을 높이는 창업 기획자다.



    2019년 7월 창원·진주·김해 강소연구개발특구 비전선포식 모습./경남신문DB/

    남은 과제도 있다

    산학연관 협업체계 구축·지자체 적극 지원을
    제도적 지원으로 지역창업인재 유출 막아야

    지역 산업과 관련된 연구원과 기관들의 유치는 연구개발 기반 강화로, 경남 산업 발전과 미래 성장 동력의 마중물이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평가다. R&D를 통한 기술 개발과 기업체 기술 이전, 인재 양성 등 선순환 구조의 기틀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기관 유치와 특구 지정이 성과로 이어지려면 지역 산학연관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민원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장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의 가성비 탓에 제조업이 쇠퇴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경남은 새로운 성장 동력, 특히 질적 성장 동력이 필요한 단계”라며 “이런 상황에서 R&D 기관 유치는 지성집단의 집적화를 이루고, 질적 성장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다만 박 단장은 “국책 연구기관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며 “연구기관들의 제대로 안착되면 기술 이전과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지역 기업들의 미래 성장을 돕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섭 경남테크노파크 정보산업진흥본부장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조 본부장은 “(연구원·기관 유치는) 경남 산업구조에서 취약한 R&D 분야의 역량 강화에 크게 기여해 제조 혁신과 고부가가치화로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R&D 관련 기관 유치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지역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뿐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기업들도 의지를 갖고 함께해야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술창업 분야 역시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성만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본부장은 “경남도와 지역 창업 주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지역 우수 인재들과 창업자들이 유출되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과 정책의 우선순위를 기술창업 지원에 맞추고 성공 창업 사례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며 “정부와 행정 지원으로는 창업투자생태계 활성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과 기업들의 투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투자자들이 실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퀀텀점프(Quantum Jump) 현대물리학 용어로 양자도약(量子跳躍)을 말한다. 이는 만물을 이루는 최소입자인 양자가 이동궤도 없이 불연속적으로 도약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제학에서는 기업이 단기간에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통해 비약적으로 성장·발전하는 경우를 이르는 용어로 사용된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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