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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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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드르렁 컥컥………푸~” 단잠 깨는 소리

대표 증상 ‘코골이’ 방치하면 여러 합병증 원인
낮에 졸음·피로 지속되면 뇌경색 등 발병 위험
양압기 치료·수술·구강 장치로 수면의 질 향상

  • 기사입력 : 2021-05-24 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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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한 번쯤은 잠을 자다가 코골이를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이가 많아지거나 체중이 증가하면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는데, 이때 본인은 물론 파트너의 삶의 질까지 저하되기 쉽다. 또한, 코골이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증상 중 하나로, 장기간 방치할 경우 여러 합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사건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 또한 높아진다. 원인에 따라 크게 상기도(목 안의 기도)가 폐쇄돼 나타나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호흡하도록 자극을 주는 신호체계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으로 구분된다. 수면무호흡증의 유병률은 남성 15~30%, 여성 5~15%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에는 남성과 유사한 유병률을 보인다.

    수면다원검사실에서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받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수면다원검사실에서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받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호소하는 대표적인 증상에는 수면 중 발생하는 코골이와 무호흡 증상이 있다. 또한, 낮 동안에는 주간졸림증, 피로감 등이 흔히 동반된다. 이외에도 수면무호흡 환자의 10~30% 정도는 기상 시 두통이 동반될 수 있으며,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 때문에 구강건조증이 생기거나 수면의 유지가 어려워 밤 동안 자주 일어나거나 야간 배뇨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음주, 진정 약물 복용, 체중 증가, 똑바로 누워 자는 자세, 수면 부족 등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비만과 코막힘은 상기도를 좁게 해 저항을 증가시키므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직접적인 위험요인이 된다.

    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동반 질환이 악화되거나 새로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질 수 있어 관리와 치료가 꼭 필요하다. 가장 흔하게는 고혈압과 당뇨의 위험도가 올라간다. 특히 고혈압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에 의해 체내 산소농도가 부족해져 혈압이 상승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그리고 고혈압과 당뇨가 없어도 수면무호흡증 그 자체로 뇌경색과 심근경색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밝혀졌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중장년층 남성 중 금방 잠이 들고 많이 잔 것 같아도 낮에 졸음과 피로가 지속되는 사람들에게서 뇌경색과 심근경색의 발병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 외 우울증과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수면무호흡이 심한 경향을 보인다.

    의료진이 수면무호흡증 환자 상태를 자료로 살펴보고 있다.
    의료진이 수면무호흡증 환자 상태를 자료로 살펴보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으로 검사대상이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아래 증상 중 한 가지는 필수이고 이외 신체검사나 질환력 중 한 가지 이상의 조건에 해당하면 된다.

    △증상= 주간졸림증, 빈번한 코골이, 수면무호흡, 피로감, 수면 중 숨 막힘, 잦은 뒤척임, 수면 중 잦은 각성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

    △신체검사= 구강, 구인두를 포함한 상기도 중 구체적인 폐쇄 부위가 확인된 경우.

    △질환력= 고혈압,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 또는 BMI 30이상의 비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되면 규칙적인 운동 및 체중 감량, 금주 등의 행동 조절 치료부터 권유받는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치료가 힘들어 양압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양압기란 안면에 밀착된 마스크를 통해 상기도 부위에 지속적인 양압의 공기를 주입해 수면 중 일어나는 상기도의 폐쇄된 부위를 열어주는 장치이다. 이와 같은 양압기 치료를 통해 주간졸림증 방지, 인지기능 개선, 삶의 질 및 수면의 질 향상, 고혈압 환자 혈압 감소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중증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수술 예후가 안 좋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다양한 수술법과 삽입물들이 개발돼 최근에는 수술성공률이 70% 가까이 높아졌다. 수술을 고려한다면 수술 전 검사로 수면을 유도한 상태에서 연성 내시경을 통해 상기도 내 폐쇄 부위를 자세히 관찰해 부위에 따른 수술 방법을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수술은 양압기와 달리 한 번의 치료로 반영구적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술 직후 통증, 목마름과 이물감 등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좋다. 수술적인 방법 외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 혀 뒤 공간을 확보하는 구강 장치를 적용해 볼 수 있는데, 양압기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수술적 치료의 효과가 없다면 시도해 볼 수 있다. 평상시 할 수 있는 보조적 치료로는 똑바로 눕기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와 취침 전 금주, 신경안정제 회피,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체중 감량이 코골이와 무호흡 감소에 도움이 된다.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충분한 상의를 통해 선택해야 한다. 치료과정에 있어 환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장기적인 관리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코골이는 완치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지만 적합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진다면 수면의 질과 삶의 질,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크게 호전될 수 있다. 따라서 무호흡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볼 것을 권유한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과 김도형·김지윤 교수, 호흡기내과 옥혜성 교수, 이비인후과 최우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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