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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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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효자 고사리- 김현근(전 남해군 창선면장)

  • 기사입력 : 2021-06-17 20:2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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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사리는 존경스럽다. 정신력이 남다르다. 고사리 농사를 지어 보면 안다. 3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약 75일간은 아기고사리를 집중적으로 꺾는 시기다. 이때 고사리 밭은 황갈색이다. 저러다가 고사리 씨가 마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6월, 고사리를 꺾는 것을 멈추면 밭은 금세 초록색으로 바뀐다. 대단한 생명력이다.

    고사리는 효자 식물이다. 상품용 마른고사리 1㎏에는 아기고사리 순 1600개 내지 2000개가 들어간다고 한다. 고사리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농부는 허리 숙이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농부는 신체의 허리를 꺾는 큰 절과 순을 꺾을 때 하는 작은 손목 절을 합쳐 절 2000번을 생고사리에게 올려야 건고사리 1㎏을 수확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사먹는 건고사리에 농부의 절값이 포함되었다고 생각하니 가격이 올라도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든다.

    경상남도의 생고사리 생산량은 매년 3970t 정도이다. 건고사리로 환산하면 397t이다. 2019년도에는 198억원의 조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2021년도 건고사리 산지가격은 1㎏당 5만원부터 7만원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 농한기의 주요 산림소득원인 식용고사리의 경우, 재배면적 3.3㎡(1평)당 생고사리 5000개를 생산한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져 있다. 내용을 보면 건고사리 1㎏당 가격이 5만5000원일 때 고사리 1개의 가격은 33원이고, 3.3㎡당 5000개×33원=16만5000원의 조수익이 발생한다고 한다. 농한기 소득측면에서 보면 아들딸보다 나은 효자 고사리다.

    고사리는 남다른 품격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문화는 육개장, 비빔밥에 필수적으로 고사리를 넣는다. 전통적으로 고급산채로 밥상에 올랐던 고사리, 그 특유의 들큼한 맛은 고깃국의 누린내를 잡아주는 천연향이다. 비빔밥에 고사리가 들어 있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음식의 품격이 떨어져 보인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고사리는 영양 또한 풍부하다. 섬유질이 많고 비타민 C, 비타민B2, 칼슘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칼슘이 풍부해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좋고, 철분이 풍부해 빈혈이 있는 사람이나 임산부에게도 좋다고 한다. 올여름에는 효자 고사리가 든 시원한 비빔밥을 보양식으로 자주 먹어야겠다.

    김현근(전 남해군 창선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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