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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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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해안길 따라 보물 같은 풍경이” 창원 구산면 힐링여행

섬, 채우다... 추억, 힐링, 낭만, 그리고 사랑

  • 기사입력 : 2021-09-23 21: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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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의 최남단에 자리한 구산면에는 생김새가 마치 돼지 누운 모습과 닮아 ‘저도(猪島)’라 불리는 섬이 있다. 면적 2.2㎢에 해안선이라 해봐야 10㎞에 불과한 아담한 섬이지만 주말이면 멀리서 관광버스를 타고 온 등산객으로 붐빌 만큼 입소문이 자자하다. 탁 트인 다도해 비경을 한눈에 담으면서 산책부터 등산까지 골라 즐길 수 있는 비치로드를 비롯해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구산면 저도 일대로 가보자.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위치한 저도 비치로드를 찾은 관광객이 탁 트인 다도해 비경을 감상하며 걷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위치한 저도 비치로드를 찾은 관광객이 탁 트인 다도해 비경을 감상하며 걷고 있다

    ◇낮에는 저도 연륙교, 밤에는 사랑의 오작교

    저도가 있는 마산합포구 구산면은 굴, 홍합 등을 양식하는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옛 마산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넘게 가야 닿을 정도로 오지라는 느낌이 강한 곳이다.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 코스가 운치 있게 이어져 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다.

    구산면에 도착하면 저도로 향하는 두 개의 연륙교를 만난다. 사실 저도가 이름을 알린 데는 비치로드 이전에 연륙교의 역할이 컸다. 아치 모양의 흰색 다리는 지난 2004년 개통한 차량 전용 다리이며, 옆에 나란히 놓인 1987년산 붉은색 다리는 보행자 전용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포로들이 건설한 콰이강의 다리와 생김새가 닮아 ‘저도 콰이강의 다리’라 부른다.

    이 다리가 창원의 명물로 떠오른 것은 2017년 시에서 낡은 다리를 철거하는 대신 바닥에 콘크리트를 일부 걷어내고 투명 강화 유리를 깔아 ‘스카이워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발밑에 깔린 유리 너머로 물결치는 바다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다리 밑을 오가는 어선들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달리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어스름이 깔리는 무렵부터는 별빛 같은 LED 조명이 다리 전체를 감싸 은하수를 걷는 듯한 낭만감을 선사한다.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야간관광 100선’ 중 하나로 꼽은 야경 명소답다. 연인끼리 두 손을 꼭 잡고 다리 끝까지 건넌 뒤 자물쇠를 채우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꼭 가봐야 할 데이트 장소가 됐다.

    사랑의 자물쇠
    사랑의 자물쇠
    저도 콰이강의 다리
    저도 콰이강의 다리

    ◇하포 주차장서 출발, 3개 코스 중 선택… 산책부터 등반까지 난이도 조절 가능

    저도는 차를 타든, 걸어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섬이다. 저도에는 제주 올레길 부럽지 않은 해안 둘레길, 저도 비치로드가 있다. 비치로드는 섬을 에워싼 바다와 나지막한 산능선을 잇는 6.5㎞ 짜리 원점 회귀형 걷기길이다. 너무 짧지도, 그렇다고 너무 길지도 않은 길을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걸을 수 있으니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 만하다.

    비치로드로 가는 운전자는 연륙교를 건너 저도로 쭉 들어가면 보이는 ‘하포 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된다. 비치로드의 출발지점인 하포마을 포구가 보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산역과 저도를 오가는 61번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되며, 하루 12회 운행한다.

    포구를 따라 1분 남짓 걸으면 비치로드로 들어가는 안내판이 눈에 띈다. 해안선을 따라 걷는 1코스(3.7㎞), 해안선과 산길을 넘나드는 2코스(4.65㎞), 2코스에서 용두산 정상가는 길로 이어지는 3코스(6.35㎞) 중 취향껏 골라 길을 나서면 된다. 짧게는 1시간 30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걸린다. 코스를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가벼운 산책도, 숨 가쁜 등반도 가능한 것이 비치로드의 매력이다.

    ◇바다에 바짝 붙어 걷는 해안데크로드, 용두산 정상서 내려다보는 조망 일품

    초입부터 빽빽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호젓한 흙길이지만 경사가 완만하게 닦여있고 야자매트와 나무 덱이 깔려 있어 힘들이지 않고 걸을 수 있다. 그렇게 20분 정도 가다가 제 1전망대에 이르러서야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만난다. 가까이 고래머리와 쇠섬이 보이고, 사방에 가리는 것이 없으니 거제와 고성까지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비치로드 전망대
    비치로드 전망대

    파도 소리를 벗 삼아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금세 제2전망대에 닿는다. 약 1㎞ 길이인 해안데크로드가 시작하는 지점이다. 눈부신 쪽빛 바다를 끼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느릿느릿 걷다 보면 온갖 근심이 사라지는 듯하다. 데크로드 끄트머리에 이르면 이제 바다와 안녕할 시간. 편안했던 산책길을 뒤로하고 저도의 산 능선을 따라 비탈길이 이어진다. 이마에 땀이 맺히고 숨도 헉헉댈 정도로 경사가 있는 편이다.

    코스분기점을 돌아 종점으로 내려와도 되고, 자갈과 모래가 섞인 해안길을 거쳐 용두산 정상으로 통하는 산길을 타도 된다. 높이 200m를 겨우 넘기는 나지막한 산이지만 저 멀리 거제도와 가덕도, 동쪽으로는 저도 콰이강의 다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정상 조망이 일품이다.

    ◇굴·장어로 배 채우고, 드라마세트장 구경까지

    비치로드를 걷고 난 후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맛집을 찾아 나선다. 저도 안에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식당이 몇 곳 있지만, 구산면까지 온 이상 지역 특산물인 굴과 홍합, 돌장어를 빼먹을 수 없다.

    저도 콰이강의 다리에서 차를 타고 5분 이내 거리에 ‘해산물 거리’라 해도 좋을 만큼 해산물 맛집이 즐비하다. 여름철이면 보양식의 대명사인 장어구이가, 늦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는 굴구이가 인기다. 동서남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역답게 길목마다 횟집이 있고, 해안가 풍경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즐기는 삼겹살 구이집도 성황을 이룬다. 새우와 굴을 넣어 맛을 낸 해물라면도 놓쳐선 안 될 별미다.

    굴·가리비 구이
    굴·가리비 구이

    해산물 거리에서 진동 방향으로 15분 정도 가면 해양드라마세트장이 나온다. 지난 2010년 MBC드라마 ‘김수로’ 촬영을 계기로 조성된 이곳은 선박이 드나드는 옛 포구를 비롯해 저잣거리, 수상가옥 등 가야시대 건물을 정교하게 재현해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하다. 흔치 않은 바다를 낀 세트장으로 지금까지 60여 편의 영화 및 드라마 촬영 장소로 쓰였다.

    세트장 일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1.7㎞ 해안 둘레길 ‘파도소리길’은 저도 비치로드의 미니 버전으로 경사가 거의 없어 노약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다. 일정을 마치고 인근 카페에서 차 한잔하며 오순도순 정담을 나누다 보면 왜 구산면 일대를 ‘힐링 명소’라 하는지 알게 된다.

    글·사진=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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