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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창작예술로 기억하는 지역 역사- 김화영(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

  • 기사입력 : 2022-04-27 20: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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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글로 남기기도 하고, 각종 유물유적과 함께 박물관에 전시하기도 한다. 때로는 역사적 사실이나 특정사건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거나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아름다운 창작예술을 통해서도 역사는 기록되고 전달된다. 우리 지역에도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창작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3·1 독립운동 이후 마산 삼진면에서 일어난 4·3의거로 희생된 8인의 숭고한 죽음을 가무극으로 표현한 ‘팔의사’가 해마다 무대에 오르고 있으며, 진해 웅천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항일운동을 펼치다 순교한 주기철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오페라 ‘일사각오’도 2020년 갈라 쇼를 시작으로 올해도 공연을 준비 중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화운동인 마산 3·15의거는 창작예술의 대표적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무용극 ‘소리없는 함성’, 오페라 ‘찬란한 분노’, ‘3월의 그들’이 그렇다. ‘3월의 그들’은 지역을 넘어 서울에서도 다섯 차례나 공연된 바 있다.

    또한, 구한말부터 1970년대까지 옛 마산을 거쳐 간 역사적인 인물의 행적을 창작연극으로 풀어낸 ‘도시의 얼굴들’이 지난해에 호평 받았고 올해도 공연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무패명장 충무공 이순신이 진해 앞바다에서 왜군을 격파한 전투를 다룬 창작뮤지컬 ‘안골포 해전’도 초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문화 창조력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지역기반 문화콘텐츠의 수준과 지역주민의 관심은 곧 도시의 품격을 결정한다. 따라서 역사적 사건, 인물 등 지역 자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창작예술을 키우고 대표 콘텐츠로 만들 필요가 있다. 짧은 시간에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속적인 시간과 재원의 투자도 필요하다. 어렵게 만들어진 창작예술이 일회성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뒷받침돼야만 하며, 이러한 작품들이 우리지역을 넘어 널리 공연되어지길 바란다. 역사를 기억하고 이어가는 방법 중 가장 아름답고 감동적인 것이 창작예술이기 때문이다.

    김화영(창원시 문화체육관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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