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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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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42) 산청 정취암

속세를 벗어나 고요히 핀 ‘절벽 위 연꽃’

  • 기사입력 : 2022-05-03 21:3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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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취암 쌍거북바위 곁에서


    원통보전에 예 올리고

    절벽을 타고 올라 쌍거북바위 곁에 앉으니

    정취보살 금방 다녀가신 듯 바윗돌은 따뜻하고

    삼성각 앞에 매단 금박의 보리수 소원지와

    거북 등에 따개비처럼 붙여놓은 시주동전 쓰다듬는

    봄바람도 세심대 건너온 측은지심이다


    절집 오르는 꼬부랑길처럼 밀고 떠밀리고 뒤틀리며

    깊어진 삶의 여울을

    누가 섣불리 정진이라 불렀던가


    세상에는 몰라야 보이는 것

    알고 있다는 거짓이 빚어낸 이름들이

    얼마나 많으냐고

    벼랑 진 화법으로 설법하는 관음보살


    지나온 길 앞으로 가야 할 길 모두 굽이져 있다고

    산다는 게 결국 누가 누구에게 진 빚 갚듯

    누구의 빛이 되어주는 거라고

    백 년 넘은 공력으로 이순耳順의 물목을 품어주는

    독야청청 늙은 소나무 그늘

    얇고도 순하다


    ☞ 산청군 신등면의 대성산에 자리한 정취암은 목조관음보살과 산신탱화가 유명하다. 정취보살은 극락 또는 해탈의 길로 빠르고 힘차게 인도하는 보살로 불가에 알려져 있다. 이 정취보살을 주 전각인 원통보전에 모시고 있는 절집이 1300년 역사를 품은 정취암이다.

    ‘절벽 위에 핀 연꽃’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큼 기암절벽 사이에 자리한 정취암은 그 상서로운 기운이 가히 금강산에 버금간다고 하여 예로부터 소금강(小金剛)이라 일컬었다.

    신라 신문왕 6년에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대성산을 비추자 의상대사가 두 줄기 서광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을 세우고 대성산에는 정취사(淨趣寺)를 창건했다고 전한다. 이후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다가 1987년 지금의 형태로 중건했다.

    원통보전 뒤쪽에는 거북이 한 쌍이 서로 포개져 업고 있는 형상으로 부부간의 화목과 자손 사업 번창을 상징하는 쌍거북바위가 있다. 기암절벽의 정상에 있는 만월정에 서서 신등면 일대의 산야를 조망하면 시원함과 함께 적막과 고요 속에서 속세를 벗어난 선계를 느끼게 한다. 정취암은 일출명소로도 알려져 있다.

    시·글= 김일태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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