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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꽃노년에게- 배종화(수필가)

  • 기사입력 : 2022-07-19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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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7월 중순이다. 1년 중 절반을 훨씬 넘겼다. 금방 연말이 다가오고 한 해가 지나가게 된다.

    흐르는 세월의 속도를 두고, 60대는 60, 70대는 70㎞로 내달린다고 말한다. 나이 드는 게 반갑지 않다는 표현이리라.

    ‘백 년을 살아 보니’의 저자(김형석)는 이렇게 고백했다. 나이 듦은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사랑이 있는 고생은 행복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생의 황금기는 60세에서 75세 정도이며 인생이란 운명도 허무도 아닌 섭리이다. 노년일수록 후세에게 모범을 보이며 살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곱씹을수록 지혜로운 논리가 아닐 수 없다.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60~70대는 노인이었다. 요즘 60~70대는 노인으로 불리는 걸 싫어한다.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이 길어졌고, 경제력과 능력을 겸비한 때문이다. 그중 유행을 선도하는 패셔니스타가 있는가 하면, 인기 있는 트롯 가수나 젊은 운동선수의 덕후도 많다. 바꾸어 말하면 문화를 누릴 줄 아는 꽃 노인인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노후 계획도 수정한다. 여생을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다. 사정이 허락지 않아 못했던 공부를 다시 하거나,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면서 인생 후반기를 의미 있게 보낸다. 더러는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직업을 갖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간다.

    사회복지도 그만큼 자리 잡았다. 마음만 먹으면 가까이서 책을 접할 수 있고, 유익한 문화 강좌를 들으며 여가 선용도 가능하다.

    노철학자의 말을 빌리면 지금의 육칠십 대는 인생의 황금기를 사는 셈이다. 어제는 불운한 시대의 구성원으로 고생스러운 삶을 살았으니, 오늘은 변화된 시대에 걸맞게 즐겁고 행복한 삶을 누려도 무방하지 싶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사는 재미도 특별하지 않을까.

    나이 들었다고 움츠릴 필요는 없다. 세월이 살 같이 흐른다고 아쉬워할 일도 전혀 아니다. 연륜을 발판삼아 앞서가는 노년의 당당함을 젊은 세대에게 보여 줄 때이다. 꽃노년이여 어깨를 활짝 펴라.

    배종화(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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