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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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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인생 환승- 박귀영(수필가·경남문협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2-07-21 2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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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출할 때면 시내버스를 자주 타는 편이다. 요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승 제도가 잘 돼 있어 어디를 가더라도 불편함이 없다. 버스에 올라 단말기를 찍으면 “반갑습니다” “환승입니다” 라는 익숙한 멘트가 흘러나온다. 승객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계속해서 들리는 ‘환승’이라는 말이 이제는 정겹게 느껴진다.

    며칠 전 어느 신문에서 읽었던 기사가 생각난다. ‘인생 환승’에 성공한 여러 사람들의 사연이 실려 있었다. 제각각 남들보다 최선을 다해 살면서도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어서 공감이 갔다. 110㎏이 넘는 체구에 건강이 좋지 않아 하루하루 살기도 버거웠다는 어느 청년은 우연히 시작한 운동으로 40㎏을 감량하며 헬스 트레이너가 됐다고 했다. 촉망 받는 의사였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하고 싶어 과감하게 이직을 했다는 어느 의사의 이야기는 다시 봐도 놀라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놓기가 어디 쉽겠는가.

    직장인들의 80% 이상이 퇴직 후 자기가 꿈꾸는 일을 한번 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는 현실에 비춰보면 앞날이 막막하고 걱정된다는 하소연으로 들린다. 다른 일을 섣불리 할 수도 없다는 이들의 심정이 느껴져 이해가 된다. 그래도 멋진 미래를 상상하며 꿈을 꾸는 이들의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

    요즘 나는 ‘만 페이지 독서’에 도전 중이다. 책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막상 해 보니 쉽지만은 않다. 이런저런 핑계로 가끔 게으름을 피우기도 한다. 바라던 바가 실현돼 새롭게 변모될 것 같은 자신을 생각하며 계속 실천하고 있다.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생산적인 무엇이라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다.

    새로운 세계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환승해서 지금 있는 자리에 돌아오면 되니 걱정은 안 된다. ‘인생 환승하기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말이 있다. 가던 길에서 벗어나 다른 삶을 꿈꿔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인생 이모작을 설계하는 ‘인생 환승’ 은 그래서 언제나 희망적이다.

    박귀영(수필가·경남문협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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