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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미래가 있다- 홍성호 (경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

  • 기사입력 : 2022-10-17 0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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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 성 호 경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

    학교를 다니는 우리 아이들이 가장 크게 웃고 떠들며 행복해 보이는 시간은 언제일까? 바로 점심시간 이후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잠깐의 쉬는 시간이다. 아직도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 속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를 마치고 학원 등을 뺑뺑이 돌며 지쳐서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의 고단한 삶에서 가장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이 바로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노는 쉬는 시간이다.

    아이들의 부모인 기성세대의 유년기를 되돌아 보자. 동네의 골목길과 공터, 학교 운동장에는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지만 지금은 사뭇 정적이 가득한 공간들로 바뀌어버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느새 동네 골목은 자동차가 주인공이 돼 아이들의 통행마저 위협을 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놀이터였던 동네의 공터는 아파트와 상업 건물로 가득 차 버렸다. 학교 운동장은 새로 생긴 체육관과 주자장에 공간을 내어줘 쪼그라 들었으며 하루 대부분을 교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그저 창밖의 풍경이 돼버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져가는 세상, 굳이 저출산으로 아이들이 줄어들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웃고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어른들의 이기로 빼앗아 버린 건 아닐까 한다.

    1980년대 프랑스도 지금의 우리처럼 입시 위주의 교육과 더불어 저출산이 맞물려 큰 사회적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와 사회공동체가 깊게 고민하고 내어 놓은 사회적인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를 벗어나서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나오게 해 다양한 스포츠와 문화를 향유하는 교육시스템으로 대전환을 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 나고 생기 있는 사회가 됐으며 고민하던 교육과 저출산의 문제도 차츰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교실과 학원의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대부분을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지친 얼굴에서 행복한 미래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운동장 그리고 자연과 세상 속에서 놀이와 예술을 배우고 즐기며 그들의 밝은 미래와 꿈을 찾도록 해주자. 잘 노는 아이가 잘 자라며 지금 행복한 아이가 미래에도 행복한 아이가 된다.

    홍성호 (경남도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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