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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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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위하여- 황지영(함안교육지원청 장학사)

  • 기사입력 : 2022-12-22 21: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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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라틴 그래미 어워드에서 95세의 최우수 신인상 수상자가 나왔다. 쿠바 태생의 미국인 가수인 안젤라 알바레즈는 할리우드의 유서 깊은 나이트클럽인 아발론에서 90세에 첫 콘서트를 하기 전까지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만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수상 소감에서 알바레즈는 “늦은 때란 없다”는 말로 감동을 주었다.

    누구나 저마다 하나의 꿈을 품고 살지만 꿈꾸는 삶이 실제 삶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우리 아이들의 삶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오로지 대학만이 인생의 최종 목표인 것처럼 끊임없이 경쟁하게 되고, 어릴 때 자신 있게 말해 오던 꿈은 점차 사라지게 된다. 이렇다 보니 한국 고등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OECD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70.4%지만 삶의 만족도는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당신이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라고 했다. 대학 진학만을 위해 자신의 꿈을 고민할 시간을 놓친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무엇을 해 줘야 할까? 95세에 자신의 꿈을 이룬 안젤라 알바레즈처럼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내 꿈’을 찾아가도 되는 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 대학이라는 같은 꿈이 아닌 각기 다른 꿈의 씨앗을 심어도 괜찮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 각자의 씨앗에서 나오는 싹들이 다 달라도 있는 그대로를 예쁘게 봐주고 열매를 맺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여유가 있길 바란다.

    눈에 띄는 성공만이 조명되어 남과 비교하게 되는 요즘이다. 행복한 미래는 꿈의 아름다움을 믿는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아이가 터놓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라면, 아이는 삶에서 작은 실패와 성공을 이어가며 주체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작은 생각의 변화가 아이 인생에서 나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아이의 에너지를 깨워 꿈을 꾸게 하자. 꿈을 대신 찾아주며 서두르지 말고 감정적 지지와 정서적 공감으로 아이를 진정으로 믿는 일, 이것이 어른들이 할 일이다.

    황지영(함안교육지원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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