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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6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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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소통은 서로에게 봄마중처럼- 신은희(휴먼비즈에듀컨설팅 대표)

  • 기사입력 : 2023-03-02 19: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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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봄, 봄, 봄이 왔네요!’라는 노래가 흥얼거려지는 봄날, 바야흐로 3월이다. 닫아뒀던 창을 열어 따스한 햇살에 움츠렸던 두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켠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훈풍은 향긋한 꽃향기를 실어 올 것 같은 설렘에 이내 문밖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겨보니, 어느덧 파릇파릇 돋아난 새싹들의 수줍은 미소에 나도 모르게 마음의 빗장은 간데없고, 스스럼없이 다가가 활짝 웃는 얼굴로 손을 내민다. “어서 와! 이날을 기다렸어!” 반가움에 막힘없는 인사와 즐거운 수다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겨우내, 아니 어쩌면 지난가을부터 손꼽아 세어 오던 만남이 눈앞에 놓여있지 않은가? 솔직히 버선발로 뛰어나가 얼싸안고 환영하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도 주저할 이유도 없다. 그냥 그러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그 솔직한 마음을 억누른 채, 애써 이리저리 재어보고 따져본다. 자존심이 허락지 않거나, 상대방의 반응이 궁금하고, 혹시 손해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한다.

    그렇게 머뭇거리는 동안 시간은 흐르고, 콩닥거리던 가슴은 잠잠해지면서 깊이 모를 생각들만 쌓여가다가 기회를 놓치기 일쑤다. 만난다 한들, 결국 마음의 문을 열어보지도 못한 채 마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처럼 답답한 소통이 부지기수다. 안타깝다.

    그런데, 봄을 제대로 맞이하고, 흠뻑 즐기려면 기다리고만 있기는 아쉽다.

    저만치 봄기운이 느껴질 때, 마중하듯 먼저 봄에게 나가보자. 겨우내 찬바람 견디며 추위 속에서 힘들고 지쳤을지 모를 봄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언 발을 녹여 줄 꽃신도 놓아주고, 언 손을 데워주듯 두 손을 감싸 쥐어 보자. 그러면 봄이 한결 더 따뜻하고 화사하게 내게로 다가오지 않겠는가?

    ‘산 넘어 조붓한 오솔길에 봄이 찾아온다네’. 어디선가 나를 찾아오고 있는 봄에게, 어쩌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봄에게 내가 먼저 마음을 활짝 열고 용기를 내어보자. 만약 혼자 가기 어려운 길이라면 손잡고 같이 가보자. ‘동무들아 오너라. 봄맞이 가자’를 함께 부르며.

    신은희(휴먼비즈에듀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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