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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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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획] 다발성 대장암 간 전이 ‘알프스 수술’

간 전이가 앗아간 삶, 절제술로 되찾는다
대장암 환자 50% 이상 혈행 통해 간 전이 발생
간 재생 특성 고려해 고안된 ‘알프스 수술’

  • 기사입력 : 2023-04-03 0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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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은 소화작용, 호르몬 대사, 해독작용, 살균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므로 인체의 중요한 장기 중의 하나이면서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기관이다. 간 전이란, 간 이외의 다른 장기에서 발생한 암이 혈액이나 림프관을 통해 간으로 전파되거나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직접 간으로 확산되어 간에 암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간이 간동맥(hepatic artery)과 문맥(portal vein)으로부터 이중으로 혈액을 공급받고 있어 혈액순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대장암은 간으로 잘 전이되는 대표적인 고형암이고, 그 외에도 유방암, 췌장암, 위암 등은 간으로 많이 전이된다.

    특이한 점은 간 전이의 경우, 원발성 암의 증상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위암이면 위암의 증상, 췌장암이면 췌장암의 증상 등이 주된 증상이다. 발열, 발한, 무기력,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다.

    2022년 7월에 처음 대장암의 간 전이 진단받았을 때 MRI 상으로 다발성 간 전이 종양이 보였고, 항암치료 후 올해 1월, 수술 전 확인한 검사 결과에서는 현저히 작아진 간 전이 병변을 확인했다.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친 알프스 수술 후 CT에서는 모든 전이암 병변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창원한마음병원 장기이식센터/
    2022년 7월에 처음 대장암의 간 전이 진단받았을 때 MRI 상으로 다발성 간 전이 종양이 보였고, 항암치료 후 올해 1월, 수술 전 확인한 검사 결과에서는 현저히 작아진 간 전이 병변을 확인했다.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친 알프스 수술 후 CT에서는 모든 전이암 병변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창원한마음병원 장기이식센터/

    원발성 암 중에서도 ‘대장암’과 ‘간 전이’는 뗄 수 없는 존재다. 대장암 환자의 50% 이상에서 혈행을 통한 간 전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대장암을 수술할 때는 동맥의 분포를 고려하여 광범위하게 절제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 전이가 흔하게 발생한다. 간 전이가 발생한 순간 모든 대장암은 4기로 진단한다. 4기로 진단받으면 대부분 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다. 그렇지만, 다발성 대장암 간 전이 환자에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치료법이 있다.

    창원한마음병원 장기이식센터 외과 주종우 교수는 “예전에는 대장암 간 전이 환자에서 간 전이가 4개 이상이면 수술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간 내 전이성 암이 한쪽 엽에 있거나 전이성 암의 개수가 4개 미만인 경우에 한해서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간의 크기가 30~40% 이상이면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전한다.

    수술은 질병의 치료 그리고 생존율은 원발성 암의 위치, 전이된 간암이 일부에 국한되어 있는지의 여부, 남아 있는 간의 상태 등에 따라 결정된다.

    주 교수는 2014년, 우리나라 최초로 알프스(ALPPS, Associated Liver Partition and Portal vein stenosis for Staged hepatectomy) 수술을 시행한 의사다. 부분 간 절제술로 불리는 알프스 치료법은 우선 암을 부분 절제한 후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간을 분리하고, 분리된 간 중에서 환자에게 남게 되는 간의 크기를 충분히 확보한 후, 최종으로 2차 수술을 통해 잔존암 병변을 모두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 이는 재생이 되는 장기의 특성을 고려해 고안된 수술법이다. 더욱 상세히 설명하자면, 1차 수술에서 좌측 간 또는 우측 간에 전이 병변을 부분적으로 제거한 후, 좌측 간과 우측 간을 분리하여 전구역 절제가 필요한 간으로 가는 간문맥을 차단하고, 2주 동안 남게 될 간 크기를 충분히 확보한 후 2차 수술에 들어가서, 분리되어 있던 간 중에서 다반성 전이병변을 가지고 있는 구역의 간 전체를 제거해 결국 모든 전이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이러한 알프스 수술법으로 적극적으로 수술에 임해 장기 생존율을 확보하는데 최대 60%의 장기 생존(5년 생존율)을 기대해본다. 간 절제술은 생존율 5% 미만인 단순 항암치료보다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법으로, 대장암 4기 다발성 간 전이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도 알프스 수술법을 적극 활용하여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주종우 교수가 창원한마음병원으로 이적하면서 부산·경남 이외에 서울, 경기도, 강원도, 광주, 대구 등에서 환자들이 찾는데, 그중 다발성 대장암의 간전이 환자 4명은 알프스 수술로 인한 생존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모두 서울 메이저 병원(BIG 5)에서 수술 불가 판정을 받고 연명치료를 권유받았으나 빠른 검사와 수술 준비로 일주일 이내 수술을 결정하였고, 현재 모든 간 전이 병변이 제거된 상태로 회복 중에 있다.

    그중 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자면, 2022년 7월, 주 교수가 서울 소속 병원에 재직 당시 찾아와 선행 항암치료 후에 수술을 하기로 계획했고, 항암치료 후 대장암의 간 전이 병변 크기가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후 주 교수의 전근에 따라 올해 1월, 창원을 방문해 1월 11일에 1차 알프스 수술, 1월 25일에 2차 수술을 받아 12개의 모든 대장암의 간전이 병변이 제거된 상태로 종양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두 번째 사례는 타 병원에서 진행성 다발성 간전이로 진단받고 2022년 2월부터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항암 치료에 반응이 없었고, 진행성 다발성 간 전이를 보인 경기도 거주 환자로, 알프스 수술을 요하는 상황으로 서울에서 대장암 수술을 시행하여 회복한 후 2월에 창원한마음병원에서 알프스 수술로 15개의 간 전이 병변이 모두 제거된 상태로 회복 중에 있다.

    세 번째 및 네 번째 사례 역시 대구와 강원도에서 창원으로 내려온 환자로 7개의 대장암의 간 전이 병변이 있어서 다발성 부분 절제술과 확대 우후구역 절제술로 모든 간 전이 병변을 제거 받고 회복했다.

    주종우 교수는 “간 전이의 치료 목표는 원발암의 치료에 중점을 두되 간 기능을 유지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것인데, 이미 간에 전이된 상태이므로 항암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료 예후가 대부분 좋지 않다”라며, “이렇게 환자들이 연명에만 초점을 둘 때, 알프스 수술법은 장기 생존율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가 될 수 있다”라고 전한다.

    덧붙여 창원한마음병원 장기이식센터 및 진행성 간·담·췌암 치료센터는 간담도 췌장의 양성질환뿐만 아니라 담낭암, 담도암, 췌장암, 간암, 간 전이 암과 같은 각종 암을 아우르고 있으며, 이미 주종우 교수는 3년 전 유방의 다발성 간 전이 환자의 간 절제술을 시행하여 3년 이상 생존율을 보여준 다발성 간 전이 암에 대한 수술적 치료의 대가이다. 그는 대장암 간 전이 환자에서 적극적인 수술은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즉, 많은 의료진들이 치료가 어렵다고 포기한 환자들의 사례에서 알프스 수술과 같은 적극적 치료법을 시행하여, 장기 생존자들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이러한 의료인의 적극적인 치료는 환자의 생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도움말= 주종우 창원한마음병원 장기이식센터 외과 교수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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