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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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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아름다운 꽃에는 벌이 꼬인다

고광철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 기사입력 : 2023-04-10 08: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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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vid-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고, 따스한 봄 날씨가 계속되면서 등산이나 꽃놀이를 가는 야외 나들이객이 늘고 있다.

    꽃놀이는 사람들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벌도 좋아해서 야외활동 중 벌에 쏘이는 사고도 늘고 있다. 벌에 쏘였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 및 대처에 대해 소개하려한다.

    벌에 쏘였을 때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통증, 가려움, 피부가 붉어지고, 부어오르는 등의 가벼운 증상부터 두드러기, 어지러움, 호흡곤란, 아주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말벌에 쏘였을 때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아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가장 먼저 안전한 장소로 몸을 피하고 벌침을 제거해야 한다. 벌침은 뾰족한 침과 뒤쪽의 독주머니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대로 두면 계속해서 독을 내뿜기 때문이다. 벌침을 손톱이나 핀셋 등으로 제거할 경우 독주머니를 누르게 되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드나 신분증 등을 이용해서 벌에 쏘인 부위 전체를 부드럽게 긁어내듯이 제거해야 하며 이후 환부를 흐르는 물과 비누로 씻으면 세균감염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간혹 연육제, 식초, 베이킹 소다, 된장을 바르는 등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분들도 있는데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감염의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환부를 긁거나 계속 만지는 것도 세균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통증과 붓기 완화에는 얼음찜질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부종이 심한 경우에는 환부를 높게 들고 쉬게 해야 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일반 진통제나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서 조절할 수 있으나, 두드러기나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가까운 응급실로 가서 처치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알레르기 반응은 벌에 쏘인 후 15분 이내에 발생하며, 늦게는 6시간 뒤에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 벌에 쏘인 후부터 알레르기 발생시간까지의 간격이 짧을수록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며, 이전에 벌에 쏘여서 알레르기 증상이 발생한 병력이 있을 경우에는 이전보다 더 심하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는 대처방법도 중요하지만 최선은 벌 쏘임을 예방하는 것이다. 생태계에는 많은 종류의 벌들이 있지만 크게 꿀벌과 말벌류로 나뉘며, 꿀벌은 먼저 공격받지 않는 이상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밝은 색의 옷이나 향수, 달달한 음식, 음료의 냄새가 벌의 주의를 끌기 때문에 이를 피하는 것이 좋고, 벌을 쫓는 행위는 적대행위로 받아들여 벌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벌을 쫓아내기보다는 자리를 옮겨야 한다.

    고광철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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