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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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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입니다- 안원환(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6-12 19: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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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말, 함안에서 처음으로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판결에 대해 노사의 평가는 사뭇 다른 듯하다. 각계각층의 다양하고 상반된 평가가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현대 사회는 위험 사회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위험을 제거하고 배척하기보다 위험을 감수하고 취하도록 권장하는 사회가 된다. 지게차 관련 사망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이유로 지게차를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인가? 화학공장에서 폭발이나 유해 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고 화학공장을 모두 폐쇄할 것인가? 현대 사회의 위험은 구조적인 문제이다. 개인의 노력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리 주변의 위험들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일상적인 관리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산업현장의 위험성 평가 제도는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주변의 위험을 일상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위험성 평가의 시작은 위험을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위험을 찾아내고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허용 가능한 범위 내의 위험으로 관리하는 것이 위험성 평가의 핵심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모든 사업장은 위험성 평가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의 3분의 1 이상이 위험성 평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전보건 의식 부족, 전문인력 미배치, 근로자의 참여 미흡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매일 360여 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인해 다치거나 질병에 이환되고 있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사업장에서 위험성 평가는 필수적으로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여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작년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이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는 안전을 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없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일정한 형식을 정해서 안전을 규제하던 시대를 지나, 우리 사회 전체가 안전의 책임을 묻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기 전 함께 외쳐보자.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입니다!

    안원환(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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