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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36) 가매솥(가매), 거(그)렁지

  • 기사입력 : 2023-08-11 08: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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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올해는 이상기후란 말이 실감이 나네. 얼마 전 장마철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더니, 요즘은 폭염으로 생활하기가 너무 힘들잖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이상기후로 고통을 겪고 있으니 큰일이야. 지구 온난화를 넘어 이젠 ‘지구 열대화’라던데, 그 말이 맞는 거 같애.

    ▲경남 : 차말로 가매솥더부 아이가. 이래 덥운데도 배껕에서 일로 해야 되는 사람들은 우떻겄노. 농사도 지이야 되고, 공사도 해야 되고, 배달도 안할 수가 없다 아인가베.

    △서울 : 지난주 신문에 창원 지역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육묘 작업을 하는 농민 이야기가 실렸는데 정말 힘들겠더라. 오전 9시 30분에도 하우스 내 온도가 37℃를 넘는대. 그건 그렇고 네가 방금 말한 ‘가매솥더부’는 ‘가마솥더위’의 경남말 맞지? 더위의 경남말이 ‘더부, 더우’란 건 알고, ‘가매솥’은 처음 듣지만 ‘가마솥’의 경남말 같은데 맞아?

    ▲경남 : 니 말 맞다. ‘가마솥’의 겡남말이 ‘가매솥’이다. ‘오새 전기밥솥에 하는 밥을 오데 가매솥에 하는 밥캉 비고할라 카노?’ 이래 카지. 가매솥을 ‘가매’라꼬도 마이 칸다. 그라고 엣날에 시집갈 때 타고 가는 가마도 ‘가매’라 카고, 도자기 꿉(굽)는 가마도 ‘가매’라 칸다.

    △서울 : 전기밥솥보다 가매솥에 한 밥이 훨씬 맛있지. 그리고 가매 뜻이 여러 개네. 요즘처럼 더울 때는 나무 그늘 아래서 시원한 음료수 마시며 쉬면 좋은데 그지. 혹시 ‘그늘’의 경남말이 있니?

    ▲경남 : 그늘은 겡남서도 포준말 그늘로 마이 씨고, 그늘캉 그림자 뜻으로 ‘거(그)렁지’라꼬도 마이 칸다. ‘나무로 거어다 숭구머 거렁지가 져서 나락이 안 덴다’ 이래 카지. 그라고 그림자 뜻으로 ‘거름자, 그르매, 그리매, 기림자’라꼬도 칸다. 그라고 그늘로 맨드는 그늘나무로 창원에서는 ‘그을람’이라 칸다.

    △서울 : 요즘 같은 가매솥더부에는 잠시라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거렁지와 그을람이 많으면 좋겠네. 무더운데도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도와줄 방법이 없을까?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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