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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뭐길래

영화 아바타 속 ‘공중섬’ 현실로 만드는 ‘꿈의 물질’

  • 기사입력 : 2023-08-15 21: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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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우리나라에서 상온 상압의 초전도체 물질을 발견했다는 이슈로 과학계를 비롯하여 주식시장까지 뜨겁다. 전 세계적으로 상온 상압 초전도체에 관심이 집중됐다. 최초의 초전도체는 약 100년 전 -269℃에서 수은의 전기 저항이 극도로 낮아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후로 발견된 고온 초전도체도 -243℃~-143℃에서 발현된다. 고온이라고 부르지만,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온도이다. 특별한 냉각과 압력이 필요 없는 상온 상압의 가치는 엄청나다. 상온 상압 초전도체는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바타 1편에서 태양계 밖 판도라 행성까지 지구인들이 찾아간 이유는 ‘언옵테늄’이라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뺏기 위해서다. 다만 영화에서의 설정처럼 1㎏당 2000만 달러(약 260억원)이면 고온 초전도체보다 경제성이 없다.

    초전도체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한다. 첫 번째로 전기 저항이 ‘0’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초전도체 상태가 되면 내부의 자기장을 외부로 밀어내 자석 위에서 물질이 뜨는 ‘마이스너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초전도체는 어디에 쓰이고 있으며, 상온 상압 초전도체가 상업화된다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전기저항 없는 ‘초전도체’
    MRI·송전·양자컴퓨터 등 활용
    공중에 뜨는 자기부상 열차는
    ‘마이스너 효과’ 이용한 것


    ◇초전도체 활용 분야= 전기를 전달하는 물질을 도체라고 한다. 전기 저항이 낮으면 손실이 적어 전도율이 높다. 많은 도체 중에서 전기 전도율은 은〉구리〉금〉알루미늄〉철 순으로 높다. 이 중에서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도율이 높은 구리를 전기선에 많이 사용한다.

    무엇인가 이동하거나 전달하는 과정에서 방해하는 힘을 저항이라고 한다. 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저항이 있으면 열이 발생한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뜨거워지는 이유가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저항은 전기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한국전력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발전소에서 송배전되면서 사라진 전기 손실량은 200억㎾h로 종합 손실률은 3.53%이다. 이를 전기료로 환산하면 2조원이 넘는다. 구리가 사용되는 전기선이 초전도 케이블로 변경되면 이런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선 2019년 신갈~흥덕변전소 사이에 세계 최초로 초전도 케이블 산업 운전을 시작했다. 다만 여기엔 -200℃ 수준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전기 저항을 0으로 낮춘 초전도 케이블을 사용한다. 초전도 케이블을 사용하면 구리 선보다 낮은 전압으로 5~10배 많은 전력을 보낼 수 있고, 장거리 전력 전송에 매우 유용하며 변압기가 필요 없어 변전소도 줄일 수 있다.

    병원에서 질병의 정밀 검사를 위해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하고 있다. MRI 촬영을 하기 위해 커다란 통 속으로 사람이 들어간다. 원통 주변에 설치된 커다란 전자석이 수십만㎐의 고주파를 쏘아 신체 부위에 있는 수분 속 수소 원자핵을 공명시켜 각 조직에서 나오는 신호 차이를 영상으로 만들어 낸다. 이때 아주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내기 위해 ‘초전도 전자석’을 이용한다.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려면 많은 전기를 넣어줘야 하는데 일반 전자석으로는 크기도 너무 크고 발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전기 저항이 없는 초전도선으로 만들어진 초전도 전자석이 필요하다. 초전도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액체 헬륨과 액체 질소가 냉매로 들어있고, 이를 365일 냉각시켜야 하므로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MRI 촬영 비용이 비싼 이유다.

    아직 실험 중인 핵융합 발전에는 1억℃가 넘는 열이 필요하다. 이 온도를 견디는 물질이 없기 때문에 아주 강력한 자기장을 만들어 1억℃가 넘는 플라스마를 닿지 않게 진공 속에 띄운다. 이때 MRI보다 더 강력한 자기장이 필요해 초전도체 전자석을 이용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핵융합 토카막 안에는 1억℃가 넘고 밖에는 -200℃보다 낮은 온도가 필요하다.

    초전도체의 마이스너 효과를 이용하는 것으로는 자기부상 열차가 있다. 마이스너 효과를 이용하면 열차를 레일과 접촉하지 않고 공중에서 띄워 고속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초전도체를 사용하면 더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하여 열차를 안정적으로 부상시킬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최고 시속 600㎞로 달리는 자기부상 열차를 건설 중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0분 만에 갈 수 있는 속도다. 또 초전도체는 양자 컴퓨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양자 컴퓨터에 초전도체를 사용하여 양자비트를 구현하고, 양자 연산을 수행한다. 초전도체는 양자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양자 컴퓨터에서 중요한 구성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비싼 냉각물질 필요 없어
    개발에 전 세계 관심 집중

    효율 극대화·유지비 저렴해져
    상용화 땐 다양한 분야 도약
    에너지·IT·의료·자동차 등 혁신
    손안의 슈퍼 컴퓨터 구현도


    ◇상온상압 초전도체 활용= 현재의 초전도체는 냉각에 비싼 액체 헬륨을 사용하고 있고, 지속해 냉각시켜야 함으로써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 상온 상압에서 초전도체가 상용화된다면 훨씬 저렴한 유지 비용으로 많은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먼저 에너지 분야에선 초전도체를 이용한 전기 전달뿐만 아니라 발전기에도 초전도선을 활용할 수 있다. 초전도체를 사용한 초전도 자성 발전기는 높은 효율성과 낮은 에너지 손실로 발전소에서 전력 생산에 매우 유용하다. 특히 발열이 낮아 더 높은 전력 밀도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 생산의 효율성을 향상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초전도체를 사용한 에너지저장 장치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며, 빠른 충전 및 방전 속도를 제공한다. 이는 재생 에너지의 효율적인 저장과 공급을 가능하게 하며, 전력 그리드의 안정성을 향상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초전도체를 사용한 초전도 컴퓨터는 지금의 반도체 기술보다 훨씬 빠른 연산 속도와 낮은 전력 소비를 한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없기 때문에 전기 신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으며, 스위칭 속도를 높여 초전도 컴퓨터의 연산 속도를 크게 향상한다. 초전도체는 전력 소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발열 없이 더 오래 동작하여 에너지 절약에도 기여한다. 또 초전도체를 사용한 초전도 메모리는 높은 저장 용량과 빠른 데이터 접근 속도를 제공한다. 초전도체는 전기 신호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초전도 메모리는 더 빠른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지금의 슈퍼 컴퓨터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

    전기차에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초전도체를 활용하여 전기차 배터리를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또 초전도체를 전기 모터에 적용하면 전기차의 모터 효율을 향상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향상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초전도체는 이미 MRI, 송전, 자기부상 열차, 양자컴퓨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LK-99가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고 하더라도 상용화가 되어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꿈의 신소재라는 ‘그래핀’의 분리 방법을 20년 전에 발견했지만 아직도 대량 생산은 어렵다. 만약 미래에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대량 생산된다면 에너지, 교통, IT,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몇 단계 도약할 수 있으며, 미래의 기술 발전과 지속 가능한 환경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욱 기자 jinux@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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