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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로컬 문화- 김용락(사회부)

  • 기사입력 : 2023-12-04 19: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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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년간 문화부에서 일하며 수많은 문화예술을 만났다. 그것들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닮은 점이 많다. 뜨거운 창작욕으로 빛나고 있지만 우리에겐 잘 보이지 않는, 그럼에도 지역을 알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 이제는 하늘 위 별들이 아닌 햇볕 아래 사람들을 바라봐야 할 사회부로 왔다.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 질척거림처럼 그동안 만난 별들을 헤아려 보고자 한다.

    이것부터 시작해야겠다. ‘로컬(Local)’이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으로는 지역이란 의미지만, 오늘날 ‘다른 지역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문화 콘텐츠와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확장돼 사용된다. 지역의 문화예술이 별이라면, 로컬 문화는 별들을 이어 만든 별자리가 아닐까.

    처음엔 별들만 보였다. 그들에게서 지역성을 느낀 건 조금 뒤의 일이다. 창원 밴드 ‘그린빌라’의 노래에서 이상하게 공감되는 몹쓸 쓸쓸함과 상실감이 느껴지던 때였다. 리더인 가람과의 인터뷰 기회가 생겨 이에 대해 묻자 “마산이 고향인데 자연스럽게 마산의 문화나 분위기가 작업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말이 돌아왔다.

    이런 로컬을 경남에서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은 ‘마사나이’다. ‘마사나이’는 마산 출신 청년 3명이 모여 만든 기업으로, 마산이 가진 고유의 문화를 활용해 의류 등 상품을 만들어 전국적으로 로컬 열풍을 이끌고 있다. 그럼 로컬이 가능한 곳이 마산뿐일까. 통영, 진해, 진주, 김해 등 충분히 독자적인 콘텐츠를 가질 수 있는 곳은 경남에 많다.

    성과 이름도 바꾸는 세상에 바꾸지 못하는 게 있다. 태어나고 살았던 곳. 로컬은 여기서 시작한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지자체는 함안군이다. 인구 6만명의 도시는 지난 4월 함안 출신 세계적인 비보이 ‘피직스’ 김효근과 함께 ‘스트리트 댄스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서울에서 버스까지 대절해서 올 정도로 현장 반응은 굉장했다.

    지난달 17일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경남 문화예술 진흥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어떻게 하면 별들을 빛내고 별자리로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흥미롭게 들었던 이병훈 창원대 교수의 이야기를 참고해 내 고향 창원의 로컬화 방안을 짧게 써본다. 제조업 도시 이미지를 살려 ‘용접’을 주제로 예술사업을 추진해 볼 가치가 있다. 또 고등학교를 마치고 ‘탈경남’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을 대변해 서울에서 활동하는 창원 출신의 인기 있는 젊은 여성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공연을 해도 좋지 않을까.

    김용락(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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