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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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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명물] 전북 부안 전통 간식

그때 그 시절 ‘디저트’… 그 맛 그대로 ‘힙하게’
지역 찹쌀에 막걸리 넣은 ‘개성주악’

  • 기사입력 : 2023-12-15 08: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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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두정과·샤인머스켓 등 토핑 다양

    소금·파베이컨크림치즈 넣은 ‘찐빵’

    겨울간식 추억에 최신 트렌드 담아

    봄해언니네·슬지제빵소 청년 대표

    지역 농산물 공급받아 농가와 상생

    “우리 농산물 고유한 가치 담아내

    건강한 먹거리 철학 지켜나갈 것”

    봄해언니네 개성주악
    봄해언니네 개성주악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 개성이 강한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지역’은 신선한 문화가 됐다. 기존 소비층인 노년층부터 MZ세대까지 모든 세대를 겨냥할 수 있는 지역 기반 ‘로코노미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로컬과 이코노미의 합성어인 ‘로코노미’는 지역 고유의 희소성과 특색을 담은 이색적이고 특별한 상품·콘텐츠를 의미한다. 전북 부안군 청년들이 만드는 그때 그 시절 디저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전북 부안 청년들은 부안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로 지역만의 특산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옛날에 즐겨 먹었던 개성주악, 찐빵이 최신 트렌드를 만나 ‘힙’한 디저트로 대박났다.

    슬지제빵소 찐빵
    슬지제빵소 찐빵

    ◇청년들이 재해석한 “그땐 그랬지”= 개성주악은 옛날 고려시대부터 즐겨 먹던 개성 지방의 향토 음식이다. 손님을 대접하거나 잔치·연희에서 등장하던 귀한 음식은 오늘날 ‘힙’한 디저트가 됐다.

    부안에서 만드는 개성주악은 조금 더 특별하다. 개성주악 맛집으로 유명한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카페’에서는 갓 도정한 부안 간척지 찹쌀을 직접 빻아 막걸리를 넣어 빚어서 만들고 있다. 개성주악 위에는 샤인머스켓부터 금귤·도라지·호두정과, 금가루까지 다양한 토핑이 올려져 있다. 평일 기준 하루 판매량은 무려 1000개, 주말은 1000개가 기본이다.

    개성주악뿐만 아니라 쌀, 보리, 귀리, 검은콩, 현미, 깨가 들어가는 미숫가루부터 개성주악과 마찬가지로 간척지 찹쌀로 빚어 만든 전라도약과·식혜·강정 등 전통 디저트 위주로 만들고 있다. 전통 디저트에 진심인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카페’는 올해 문 열었지만 MZ세대에게는 신선함을, 노년층에게는 추억을 주면서 부안의 명소가 됐다.

    부안의 명소 하면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곳이 있다. 바로 ‘슬지제빵소’, 이곳의 주 메뉴는 찐빵이다. 옛날에 어머니가 투박한 손으로 빚어낸 찐빵은 겨울 필수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슬지제빵소’의 찐빵은 차갑게 먹어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찐빵이라 더 특별하다.

    슬지제빵소의 찐빵은 건강하다. HACCP 인증받은 공간에서 생산된 무방부제 제품이다. 우리가 아는 팥앙금이 가득 들어 있는 팥찐빵부터 곰소소금·파베이컨크림치즈·생크림·크림치즈찐빵, 찐쑥빵 등 현대인의 입맛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찐빵까지 종류도 많다.

    지난 2000년 5평 남짓한 찐빵가게에서 시작한 ‘슬지제빵소’는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큰 건물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은 연간 10만 명 이상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봄해언니네 전라도약과
    봄해언니네 전라도약과

    ◇전통 디저트 성공의 핵심? 로컬!=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카페’, ‘슬지제빵소’ 모두 지역 농산물에 주목했다. 모든 재료를 지역에서 나는 걸로 쓴다는 원칙으로 전통 디저트를 만들어 내는 청년들이다. 디저트를 만들 때 필요한 농산물은 직접 수매하는 유통구조다. 두 곳의 공통점은 지역 농가와 상생하면서 안전한 지역 농산물을 공급받는다는 것이다.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카페’의 철학은 아끼지 않고 좋은 재료, 깨끗하고 건강하게 우리 농산물 고유의 맛, 그 가치를 담아내는 데 있다. ‘슬지제빵소’의 철학 역시 슬지네만의 음식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담는 일이다. 농업·농촌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전달하면서 지역주민·농가와 함께 상생하는 일을 추구한다.

    봄해언니네 한식디저트카페 서봄해 대표(27)의 마음속에는 항상 ‘전통 디저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그는 “아끼지 않고 좋은 재료로 깨끗하면서도 건강하게 우리 농산물의 고유한 가치를 담아내는 음식·디저트를 내어 주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슬지제빵소 김종우 대표(29)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 농가를 보고 농부를 보다 보니 지금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도와 줄 수 있는 게 지역 농산물 쓰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희의 목표는 ‘대기’를 없애는 것이다. 빨리빨리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서 ‘슬지제빵소’를 찾은 뒤에도 아쉬움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김 대표는 아버지의 풍부한 경험, 김 대표만의 새로운 발상을 함께 해 안전하고 맛있는 먹거리에 대한 철학을 계속 지켜나갈 계획이다.

    전북일보= 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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