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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갑진년 새해 아침 천성산에서 해맞이를- 김석호(양산본부장)

  • 기사입력 : 2023-12-20 19: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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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성산(922m)은 양산의 명산 중 명산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가을에는 억새가 산을 덮는다. 산 정상부에 있는 화엄늪과 밀밭늪이라고 불리는 산지습지에는 희귀한 꽃과 식물, 수서곤충 등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계절 따라 달리하는 풍광을 즐기기 위해 등산객 등 연인원 수백만명이 찾는 천성산은 한반도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졌다.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 때는 물론 평소에도 양산시민, 부산 울산 등지의 사람들이 산 정상을 찾아 뜨는 해를 바라보며 일출을 즐긴다. 사람들은 해맞이로 기(氣)를 받고 소원 성취도 빌며 전설 같은 천성산의 유래를 새겨보기도 한다. 천성산이란 이름은 원효대사가 산의 정상부에 있는 화엄늪에서 설파한 화엄경 강론을 들은 1000명의 당나라 스님이 모두 성인이 됐다는 데서 따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성산 자락에는 신라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내원사와 미타암뿐 아니라 홍룡사, 원효암 등 유명 사찰이 있다. 석굴불상이 있는 미타암은 한때 영남 제일의 소원 성취 기도도량으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1990년대까지는 이 산의 정상이 미사일 기지로 군부대가 있어 민간인 접근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후 미사일 기지를 옮겨 군부대도 철수하고 부대 인근에 매설했던 발목지뢰가 제거되면서 등산객 등의 정상부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후 2010년 양산시와 나동연 시장이 천성산 해맞이 행사를 시작하면서 한반도에서 일출이 가장 빠르다는 게 알려졌고 덩달아 일출 명소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천성산 정상은 산의 높이로 인해 독도와 호미곶 등 동해 바닷가의 일출 포인트를 제치고 한반도 본토는 물론 유라시아에서 일출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장소라고 한다. 천성산에서는 맑은 날 동해와 남해 바다가 보이고, 일본 쓰시마 섬은 물론 서쪽으로 지리산까지 보인다고 하니 주변 200㎞가 넘는 범위를 조망할 수 있는 지점이 천성산 정상이다. 최근 양산시가 천성산과 해맞이 장소를 찾는 시민 등의 불편을 덜기 위해 해맞이 장소와 주변을 정비했다. 정비사업은 조망대 설치, 임도와 일출코스 정비 등으로 원효암 주차장에서 천성산 데크구간 임도 중 파손된 곳을 정비하고 일출코스는 안내판과 표지 등을 설치했다. 산지는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람의 발길이 닿아 이미 훼손된 곳을 정비하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미 관광화 된 장소에는 이용자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산시가 최소한의 산지 정비를 하면서 천성산 해맞이 장소를 만든 것에 대해 일부 논란이 있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반기는 형국이다. 관광명소는 보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편의시설(식당 찻집)과 쉴 수 있는 곳도 필요하다. 요즘 명소는 오감만족을 충족시켜야 한다. 양산시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강과 산은 누구의 것도 아니고 찾는 사람의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정기 어린 천성산 일출 장소도 해맞이를 하러 온 사람의 것이다. 천성산은 대한민국의 일출 명소고 모두가 공유해야 하는 산일 뿐이다. 새해 1월 1일 천성산 해맞이에 나서 기도받고 소원도 빌어보고 같이한 이웃들과 소통도 하면 좋을 듯하다. 새롭게 단장한 천성산 해맞이 장소를 찾는 많은 사람들 모두가 청룡의 해인 갑진년 새해 아침 떠오르는 해처럼 큰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 천성산 해맞이로 새해를 시작해 보자.

    김석호(양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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