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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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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경남도 교육청년국에 거는 기대- 김태형(사회부)

  • 기사입력 : 2024-01-15 19: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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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킹산직(왕을 뜻하는 킹과 생산직의 합성어)’ 열풍을 일으켰던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최근 생산직 신입사원 400명 채용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현대자동차 채용 공고는 고액 연봉과 정년 보장, 각종 복지 혜택으로 지난 채용에 이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앞선 채용에서는 400명을 뽑는데 20만명 가까이 지원해 경쟁률이 500대 1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채용에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점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일터의 위치 때문이다. 합격자는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이 있는 울산과 충남 아산, 전북 전주에서 일하게 된다. 현대자동차 채용은 조건만 좋으면 지역에서도 일할 청년이 줄을 섰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같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몰려 있는 수도권에 청년들이 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17개 시도 중 20대 청년의 순유출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남이다. 10년간 경남에서만 10만5052명이 순유출됐다.

    도내 청년 유출 문제를 다루는 기획을 준비하면서 살펴본 통계와 보고서들은 유독 20대 여성 청년의 ‘탈경남’을 가리키고 있었다.

    경남연구원은 지난 2021년 펴낸 ‘경남 청년인구 유출 확대 원인과 일자리 문제 분석’ 보고서에서 “20대 여성 청년의 전출인구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경남을 떠나는 것은 20대 남녀 모두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수화기 너머 만난 20대 여성 청년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니 경남 여성 청년은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경남에 뿌리내린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 속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데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산업마저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떠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일자로 교육청년국을 신설한 경남도는 올해 청년 인구 순유출 1만명 이하를 목표로 정책을 수립 중이라고 한다. 현대차 채용 열풍에서 보듯이 청년들은 근로 환경만 맞으면 얼마든지 지역에서 살 준비가 됐다. 모두가 ‘킹산직’만큼의 조건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청년마다 원하는 근로 환경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성별, 연령 등에 따른 맞춤형 정책을 수립해 청년이 경남에서 ‘살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태형(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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