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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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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문화권 차이를 느끼라!- 김태완(동남권 엔젤투자허브 센터장)

  • 기사입력 : 2024-01-21 1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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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사람들은 한 달 살기에 열광한다. 인기 장소로는 단연 제주도와 강원도, 마지막으로 경남과 부산이 손꼽힌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멋진 자연풍광을 감상하고 힐링하면서 장기 투숙을 한다. 다른 세상을 만나면서 관광도 하고 색다른 경험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멍때리기도 한다. 익숙한 주변 생활환경에서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필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오랜 시간 부산과 경남지역에서 살았다. 30대 후반 직장 때문에 호남의 광주를 경험하게 됐다. 통상 한 달 살기의 느낌은 지역을 관광하는 경험과 유사하다. 지역 먹을거리, 볼거리, 문화체험에 집중해 현지를 느낀다. 1년 살이를 하게 되면 문화권 차이를 조금씩 느끼게 된다. 말투, 음식, 주거, 생활양식 등 차이를 느끼지만 이유를 알기에는 시간이 조금 부족하다. 3년 살이는 이질적인 문화를 느끼기는 하는데 생활양식 차이를 가져오는 맥락을 이해하는데 여러 가설과 자의적 해석이 들어간다. 오롯이 문화차이를 느끼는 데는 부족함이 있는 듯하다. 5년차는 그 지역에 빠져든 듯, 아닌 듯 미묘한 느낌을 가지면서 스스로는 지역사람 다 되었노라 자부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로 문화권에 스며들어 동화됐다는 느낌을 갖는 것은 10년이 되어서였다. 호남권에서 내가 나고 자란 영남권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을 때, 광주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전주성에 서면 진주성 생각이 나고, 나주평야를 바라보면 김해평야를 비교하게 되고, 진도, 제주도에 가면 자연스레 거제도와 가덕도를 생각하고 차이를 느끼는 식이다. 영남의 생활양식과 문화풍습이 객관적으로 이해되기 시작했으며, 영남 역사와 명승지, 지명과 그 유래에 대해서도 관심과 흥미가 생겼다.

    그러고는 알게 되었다. 정작 내가 나고 자란 곳에 대해서 익숙하다는 이유로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을! 문화권을 벗어나니 오히려 내가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알게 되니 오해가 사라지고 흥미를 갖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새로운 문화와 기존 문화를 동시에 존중했다.

    한 달 살기든 1년 살기든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의미가 있다. ‘문화권의 차이를 느끼라!’

    김태완(동남권 엔젤투자허브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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