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기자 발언대] 지역민이 바라는 공연장- 김현미(문화체육부)

  • 기사입력 : 2024-01-22 19:33:01
  •   

  • 지난 연말부터 문화부에서 문학과 음악 등 공연을 담당하고 있다. 잘하고 싶지만, 스스로 문화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다 생각해 부단히 노력 중 우선 문화예술을 경험해보기로 했다. 특히 공연을 말이다. 당장 리뷰를 쓸 수 있는 눈과 귀를 갖진 못하더라도, 공연자들의 노력과 애환을 느낄 순 있겠지 싶어서.

    그렇게 지난 연말 창원에서 두 번의 클래식 공연을 겪었다. 처음 진해문화센터에서 ‘금난새와 떠나는 진해여행’을 관람했을 때 “여기 진해문화센터가 소리가 좋다. 진해에 공연장을 또 짓는 걸로 알고 있는데, 새로 짓더라도 이 공연장은 남겨뒀으면 좋겠다”던 금난새 지휘자의 말이 기억난다. 당시 같이 간 지인은 음의 울림, 잔향을 이야기하시는 것 같다 일러줬다. “성산아트홀보다 이곳이 좋은 것 같다”는 자신의 의견도 함께.

    어느 날은 내가 문화부를 출입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지인이 ‘성산아트홀 좌석 앞뒤 양옆 간격이 너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마침 얼마 후 성산아트홀에서의 송년음악회를 관람하게 됐는데, 클래식 입문자로서 잔향 차이를 실감할 순 없었지만 공연장의 아쉬움은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앞뒤 좌석이 좁아 앉아있으면 초등학생도 지나가기 힘들었고, 혹시나 앞 좌석을 찰까 다리를 꼬는 자세도 불가능했다. 좌석 크기도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왜소한 편인 데다 부피가 작은 코트를 입고 갔음에도 좁다는 느낌이 역력했다. 그뿐일까. 옆자리 관람객의 앉은키가 매우 컸는데 앞뒤 좌석의 높이가 너무나도 평탄해서 그의 뒷자리 관객을 내가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니.

    고작 두 번 공연 관람으로도 문제를 인식하기 충분했던 성산아트홀 공연 환경은 사실 도내 공연계에선 해묵은 과제였다. 관객석 문제는 물론이고 무대 장치들도 고장난 지 오래여서 제대로 된 공연기획이 힘들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영화가 요즘 1만5000원. 영화보다 비싼 공연들이 많은데 영화관보다 못한 공연장이라니요. 요즘 영화관? 넓디 넓고 가방걸이도 있어요”라며 쓸쓸한 웃음을 짓는다.

    새해 들어 창원특례시가 2026년까지 190억원을 투입해 성산아트홀 개선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 반갑다. 부디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단단히 담아 비싼 공연이 비싼 값을 하는, 무료 공연도 이곳에서는 고급스럽기를 기대한다.

    김현미(문화체육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현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