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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2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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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작가들의 시간, 영호남 미술로 잇다

경남·전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 시’

  • 기사입력 : 2024-02-04 2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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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도립미술관서 오는 4월 5일~5월 26일 전시
    신진과 중견 사이 과도기 놓인 작가 14명 참여
    회화·조각·영상·설치 등 실험 작품 30여점 선봬
    잊혀진 가치·현대사회 등 다양한 작품 통해 소통


    오후 세 시,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끝마치기에도 어정쩡한 어딘가 멈춰진 초침. 후회와 만족이 섞인 지나가버린 시간을 등지고서 일단 쉬어볼까, 아니면 나아갈까. 오후 세 시의 고민은 청년의 고민과 비슷하다.

    지난달 30일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경남·전남 청년작가 교류전 개막식에 경남 작가 7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원정, 한혜림, 이정희, 노순천, 감성빈, 정현준, 최승준 작가.
    지난달 30일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경남·전남 청년작가 교류전 개막식에 경남 작가 7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김원정, 한혜림, 이정희, 노순천, 감성빈, 정현준, 최승준 작가.

    ◇경남·전남이 함께한 ‘특별한 응원’= 오후 세 시에 선 경남과 전남의 청년들이 서로를 마주 보게 됐다. 경남도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한 교류전 ‘오후 세시’에서다. 교류전에는 경남과 전남에서 활동하는 작가 7명씩, 총 14명이 참여했다.

    청년 작가들의 성숙과 발전의 결과물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지난 1월 30일부터 오는 3월 24일까지, 경남도립미술관에서는 4월 5일부터 5월 26일까지 선보이게 된다. 경남도립미술관이 타 도와 미술 교류전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류전은 지난해 4월 경남도와 전남도가 맺은 ‘상생발전 협약’의 일환으로 시작돼, 두 지역 도립미술관은 5월부터 교류전시의 밑작업을 그려왔다.

    교류전에는 14명 청년 작가의 회화·조각·사진·설치·영상 등 30여점의 실험적인 작품이 걸렸다. 경남에서는 감성빈·김원정·노순천·이정희·정현준·최승준·한혜림 작가가, 전남에서는 김설아·박인혁·설박·윤준영·정나영·조현택·하용주 작가가 참여했다.

    전시 타이틀인 ‘오후 세 시’는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트르트가 언급한 ‘오후 세 시는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거나 이른 시간이다’에서 가져왔다. 전시는 신진 작가에서 중견 작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청년 작가들이 가진 시간을 조명하며, 또 이들에게 다가올 ‘네 시’를 응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김원정 作 ‘합(合): 연의 태피스트리’
    김원정 作 ‘합(合): 연의 태피스트리’
    감성빈 作 '그날 2023'.
    감성빈 作 '그날 2023'.

    ◇경남 청년작가의 세 시= 이번 교류전에 참여한 경남 청년 작가들은 회화와 영상, 조각과 설치 등을 통해 동시대 미술이 가진 사회적, 개념적 역할을 보여줬다.

    감성빈, 한혜림, 이정희 작가는 잊혀지는 과거를 소재로 잊지 말아야 할 가치를 다시금 끌어올렸다.

    이정희 作 '담요드로잉-잊혀지다'.
    이정희 作 '담요드로잉-잊혀지다'.

    슬픔의 감정을 서로의 연민과 이해, 공감과 치유로 풀어나가는 감성빈 작가는 6·25전쟁 당시 경남과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사건과 개인의 슬픔을 담아낸 회화·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사람의 관계와 흔적을 쫓는 한혜림 작가는 지난 2014년 밀양 송전탑 사건 이후 여전히 존재하는 희생과 불안정한 농촌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한혜림 作 '소리로 쌓은 탑'.
    한혜림 作 '소리로 쌓은 탑'.

    오브제를 통해 질서와 사고방식에 질문을 던져오던 이정희 작가는 3·15운동 100주년이던 지난 2019년에 잠시 주목을 받았던 독립선언문 표지석을 쉽게 지워지는 재료 담요에 표현해 ‘잊지 말아야 할 흔적들’이 사라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개인과 주변의 경험을 통해 공동체와 현대 사회를 직시하기도 했다. 자신의 경험, 다양한 관계와 사회 구조를 바라보며 예술을 통한 삶의 고찰을 이어오는 김원정 작가는 공동체, 협동과 같은 현대에 잊혀진 가치를 개인을 상징하는 잡초와 소규모 공동체를 나타내는 밥상 등을 통해 표현했다. 현대에 뿌리내린 편견과 혐오의 뿌리를 추적하는 정현준 작가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 10대 청소년들의 노동, 배달 노동자들의 이면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정현준 作 '정의훈에게'.
    정현준 作 '정의훈에게'.

    노순천·최승준 작가는 새로운 시도로 공간과 시간, 이미지와 경험의 개념에 대해 논의했다. 공간, 선, 면, 소리 등을 소재로 ‘함께’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는 노순천 작가는 이번에 공간에 속한 조각과 시간에 속한 소리를 함께 조합해 공간을 시간적으로 지원해낸 결과물을 선보였다.

    노순천 作 '조각 합주단'.
    노순천 作 '조각 합주단'.
    최승준 作 'This is avian'.
    최승준 作 'This is avian'.

    이미지에 대한 고민과 관심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또 다른 가능성으로 풀어가는 최승준 작가는 유사한 상황의 반복되는 이미지, 화면 속 로고나 글씨가 들어간 작품을 통해 오로지 시각적으로 인식되는 이미지의 다양한 가능성을 해석했다.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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