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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청년 ‘미술 교류’ 경남서 다시 한번

‘경남·전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시’

  • 기사입력 : 2024-04-11 08: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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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엔 전남, 이달 경남도립미술관서 전시
    내달 26일까지 두 지역서 7명씩 참여
    관객 참여 작품 눈길… 작가와 소통공간도


    경남과 전남의 청년 작가가 마주했다. 경남도립미술관과 전남도립미술관이 각자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 ‘2024 경남·전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시’가 지난 1월 전남도립미술관을 거쳐 4월부터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진행했던 교류전과 경남 청년작가들의 전시 내용은 링크 참조.  ▲청년작가들의 ‘오후 세 시’

    ◇경남에 온 전남 청년작가들= 전시에는 경남과 전남의 작가 7명씩 총 14명이 참여했다. 경남에서는 감성빈·김원정·노순천·이정희·정현준·최승준·한혜림 작가가, 전남에서는 김설아·박인혁·설박·윤준영·정나영·조현택·하용주 작가가 참여했다.

    특히 전남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자연의 형태, 인간의 관계성 등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보였다.

    김설아 作 ‘눈물 그 건조한 풍경’ 외.
    김설아 作 ‘눈물 그 건조한 풍경’ 외.
    조현택 作 ‘집과벽’ 외.
    조현택 作 ‘집과벽’ 외.

    김설아 작가는 황폐화된 자신의 고향에서 발견한 벌레, 곰팡이 등 미생물과 같은 기형의 존재들과 죽음의 양상이 겹쳐진 풍경을 이미지화했다. 이를 통해 고향의 흔적과 존재들을 기억하고 상상한다. 조현택 작가는 도시와 비도시 경계를 사진으로 담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는 거주민이 떠나고 버려진 집에서 찍어낸 작품으로 떠난 사람이 남긴 시간과 흔적을 녹여냈다.

    박인혁 作 ‘풍경’.
    박인혁 作 ‘풍경’.

    박인혁 작가는 땅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이 개입된 땅과 인간이 개입되지 않은 땅을 상상하며 붓이 아닌 손짓과 몸짓의 원초적인 표현으로 생각을 시각화한 회화작품을 선보인다.

    윤준영 作 ‘보이지 않는 눈과 응집된 것’ 외.
    윤준영 作 ‘보이지 않는 눈과 응집된 것’ 외.

    설박 작가는 한국화의 주재료인 화선지에 먹의 농담을 살려 산수의 풍경을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을 함축적이고 추상적으로 바라본 시선을 담아냈다. 윤준영 작가는 고독감, 유대의 상실, 불안과 무력감 등의 감정을 무채색 화폭에 풀어낸다. 전시에서는 삶을 살아가는 태도와 ‘믿음’을 주제로 절망 속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하용주 作 ‘Blind 연작’.
    하용주 作 ‘Blind 연작’.

    하용주 작가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공포심을 사회 전반으로 확장해 회화로 표현한다. 이번에는 가려져 익숙하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구조의 모순을 담아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하는 의미를 담는다.

    정나영 작가는 흙을 주재료로 그 지역에 대한 장소의 특정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는 조각을 통해 세계의 문화와 사람들 간의 관계의 기억을, ‘깨어나는 자각’에 대한 상징을 표현했다.

    정나영 作 ‘Wake up’ 외.
    정나영 作 ‘Wake up’ 외.

    ◇관객과도 교류한 전시= 이번 전시는 경남과 전남의 ‘교류전’인 만큼 관객 또한 작가와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했다.

    작품으로는 경남 이정희 작가의 작품 ‘담요드로잉-잊혀지다’와 전남 정나영 작가의 ‘Wake Up’이 있다. 이 작가는 독립선언문 배부터, 독립만세운동 선장터 등 잊혀져서는 안되는 의미들이 퇴색되고 사라지는 것을 담요 위에 드로잉해 표현했다. 실제로 관람객이 담요를 만지면 드로잉이 흐려지는데, 이는 금세 잊혀지는 가치들을 표현한 작가의 의도다. 정 작가는 개막식에서도 잠자고 있는 자신을 신체 틀로 만든 석고 작품을 다른 이들이 망치로 깨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창작의 고통과 즐거움 그리고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전시장 외부에는 관객이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14명의 작가의 전시 이력 등이 담긴 아카이빙 자료가 든 태블릿에 각 작가에게 궁금한 점과 이메일 주소를 등록하면 작가가 직접 답변을 보낸다. 또 자신의 길을 개척하는 작가들에게 직접 응원의 편지를 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전시 리플릿 또한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금 경남 미술- 산·섬·들’과 마찬가지로 A4용지 크기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종이 파쇄를 줄이고 노약자 등이 쉽게 작품 설명을 볼 수 있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긴 시간 협업해주신 전남도립미술관과 참여 작가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경남도립미술관은 앞으로도 청년 작가들의 값진 미래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5월 26일까지.

    글·사진= 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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