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 동결 상태 참치를 해동하고 익힌 다음
클리닝실서 수작업으로 뼈·붉은 살 등 해체손질된 참치살은 캔에 정해진 양만큼 담겨
육안·엑스레이 검사 통해 뼈·이물질 확인감칠맛·영양가 위해 채소즙·카놀라유 주입
완성된 내용물 밀봉 거쳐 통조림 형태 갖춰고온 스팀 멸균 가해 진공·무균상태 만들고
완제품 검사 후 유통기한 표시·포장·출고
클리닝실 내부. 길게 이어진 6개 벨트 앞 150여명의 직원이 생선 해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짭짤한 바다향이 고소한 살코기 내음으로 바뀌는 순간, 침이 ‘꼴딱’ 목구멍을 넘어간다. 국민 참치캔이 만들어지는 동원F&B의 창원공장에는 바다와 주방이 공존하고 있었다. 남태평양에서 잡힌 가다랑어가 식탁 위 먹기 편한 살코기 통조림으로 완성되기까지, 사람 손으로 일일이 수백 개의 생선뼈를 발라내고, 검사에 검사, 또 검사로 공을 들이고 있는 생산 현장을 들여다봤다.
동원F&B 창원공장은 1986년 운영을 시작했다. 부지 면적만 4만9500㎡(약 1만5000평)로 국내 최대 규모의 통조림 생산현장이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참치를 운반하는데 편리한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생산공장을 뒀다가 창원공단으로 옮기게 됐다”는 설명을 했다. 창원공장은 동원F&B 그룹의 최초 자체 생산공장이기도 하다.
가시는 270개지만 살코기만 담아내는 동원참치 생산과정!◇참치 원어 손질= 참치 원어가 통조림으로 만들어지기 위한 첫 단계는 손질(cleaning)이다. 앞서 마산항에서 급속동결된 상태로 창원공장으로 들어온 가다랑어는 해동 후 내장을 제거한 뒤 스팀기에 쪄서 익혀진 다음 클리닝실에 도착한다. 고온의 스팀기에서 1~3시간 찐 참치는 크기별로 나뉘어 제각각 벨트로 옮겨진다.
취재진이 클리닝실 안으로 들어서자 길게 이어진 6개 벨트 앞 150여 명의 직원이 일렬로 서서 생선 해체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 공정은 공장 전체 생산팀 직원의 70%가 투입되는 주요 과정이다. 크기가 다른 생선 뼈를 손질하는 과정이 100% 수작업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다. 참치 한 마리에는 270여개의 크고 작은 가시가 있다고 했다.
익힌 가다랑어 손질(뼈 분리·붉은 살 제거)벨트 앞에선 직원들이 자체 제작한 칼로 생선을 분해하는 모습이 일사불란했다. 클리닝 작업은 2단계에 걸쳐 진행되고 있었다. 앞쪽에선 노란색 모자를 쓴 직원들이 1차 작업으로 생선 머리와 지느러미, 껍질을 분해했다. 이후 2차로 흰색 모자를 쓴 직원들이 등뼈를 중심으로 나눈 다음 내부의 등뼈, 잔가시 등 뼈를 분리하고 붉은살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이어갔다. 각자 작업한 생선들 위에는 표지를 붙였다. 소위 실명제인 셈이다.
하루 동안 창원공장에서 손질되는 참치 원어는 7~8만 마리(180톤)에 달한다. 통조림으로는 총 50만 캔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공장에서 18년 근무한 김영희 반장(56)은 “빠르고 정확하게 뼈를 분리해내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을 적용해 기술을 익혀서 작업하고 있고, 20~30년 된 숙련공들도 많다”며 “장시간 서서 세밀한 작업을 하면 몸이 고되긴 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통조림에 살코기와 주입액 넣고 육안검사◇남겨진 뼈를 찾아 검사 또 검사= 꼼꼼하게 발라진 참치살은 스테인리스스틸 벨트로 옮겨지고,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충진 밀봉실로 옮겨져 통조림 캔에 정해진 분량만큼 담겼다. 살코기를 담은 통조림들이 줄지어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직원 한 명이 또다시 1차 육안검사를 통해 뼈 등 이물질이 든 통조림을 검사, 분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육안검사를 거친 통조림은 다시 2차 AI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밀도와 이미지로 통조림 내 뼈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동원 F&B에서 자체 개발한 이 AI엑스레이는 세밀한 뼈 분류를 위해 20만 장 이상의 참치 뼈 이미지를 학습해 검출 성능을 높인 기기다. 주액충전실로 옮겨진 통조림 안에 정해진 양의 채소즙과 카놀라유가 주입된다. 살코기의 감칠 맛을 살려주고 영양가를 높이기 위한 과정이다. 이 주입액의 비율과 재료는 동원참치의 특별한 비법이다.
뚜껑 밀봉한 통조림을 고온 멸균◇통조림이 되다= 참치캔의 내용물이 완성되면 길게 줄지어진 캔과 뚜껑이 밀봉기를 거치면서 빠른 속도로 밀봉된 후 뱅글뱅글 돌면서 이동한다. 외관상 통조림의 형태를 갖췄다. 그러나 진짜 통조림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 115~120℃의 고온 스팀 멸균을 가해 진공상태와 무균상태로 만들어 통조림 내부 미생물을 없애는 단계다. 이 단계를 거쳐야 장기간 먹을 수 있는 통조림이 되는 것이다. 거대한 멸균기 안에 한 번에 참치캔 1만4000개를 투입하고 빼는 과정이 장관이었다. 이후 자연건조를 통해 열기를 식히면 우리가 구매하는 통조림이 완성된다. 이후 완제품에 대해서 자체적인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이물질을 확인 후 유통기한을 표시하고 제품별로 포장공정에 들어간다. 포장공정은 100% 자동화 작업으로 진행됐다.
완제품 검사 후 포장과 출고이날 안내를 맡은 하만웅 팀장은 “최상의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살코기 클리닝 과정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며 “보다 신선한 재료를 안전하게 제공하기 위해 매일 다양한 연구와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글= 조고운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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