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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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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걸리면 최악, 잡아야 산다

  • 기사입력 : 2024-04-01 08: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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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년 환자 수 증가… 국내 암 발생 빈도 8위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 비율 10명 중 1명꼴
    초기 증상 애매하고 발견 어려워 예후 나빠
    한 달 이상 위장 증상·약물치료 호전 없으면
    췌장암 의심… 완치 위해선 조기 진단 필요


    췌장은 십이지장으로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소장에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흡수를 돕고 혈액 내로 인슐린,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장기다. 췌장의 길이는 약 20cm, 크기는 손바닥만하며 납작하게 생겼다. 이전에는 ‘이자(子)’라고도 불리었다. 췌장은 우리 몸에서 상당히 뒤쪽(척추뼈 앞) 후복막에 있고 앞으로는 위장이 지나가는데, 이러한 요인이 복부 초음파 검사로 췌장을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췌장암은 미국이나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더 흔한 질환이지만, 현재 국내 암 발생 빈도 전체 8위를 차지할 만큼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50대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며 60대와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이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주요 암 중에서 가장 낮으며 진단 후 1년 내 사망률은 소화기암 중에서 가장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췌장암의 치료는 빨리 발견해서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인데, 환자 10명 중 2명만이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을 받아도 거의 반 이상의 환자에서 종양이 재발하며 이는 항암 주사나 방사선치료, 면역 요법, 표적치료제 등이 췌장암에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예후가 매우 나쁜 이유는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늦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초기 증상이 애매하고 비특이적이어서 더 흔한 위장질환으로 오인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기 췌장암 환자(진단이 제대로 되었으면 수술로 완치됐을 환자)들이 췌장질환을 의심하지 못하고 위내시경 검사, 복부초음파 검사를 시행받고 위염, 장염 진단으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몇 달을 허비한 경우가 적지 않다. 황달, 체중감소, 심한 복통은 대부분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췌장암이 수술로서 완치되려면 크기가 작아서 종양이 췌장 내에 국한돼 있고 주변 임파선이나 혈관에 퍼지지 않아야 한다. 문제는 이때 췌장암 환자(췌장암 1기)가 호소하는 증상이 복부 불쾌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변비, 설사, 가벼운 명치부위 통증 등으로 매우 애매해서 기능성 위장 장애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췌장암은 종양이 빨리 자라고 주변 혈관으로 암세포가 잘 침투해서 초기 증상이 나타난 지 2~3개월 만에 수술이 불가한 췌장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비록 막연한 위장 증상이라고 해도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약물치료에 호전되지 않을 때는 췌장암 검사를 받아야 수술이 가능한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내가 겪는 증상과 췌장암의 주요 증상이 같지는 않은지 의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 또한 췌장암 환자가 초기에 막연한 위장 증세로 병원을 방문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즉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길은 의사가 첫 진찰에서 췌장암을 의심하여 췌장 정밀검사(복부 CT나 MRI)를 시행하기까지의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달려 있다.

    ◇췌장암 조기 발견 tip

    ·중년 이상에서 아래 항목 중에 해당 사항이 있으면 복부 CT나 MRI 검사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소화불량, 식욕부진, 복부 불쾌감, 배변 습관 변화 등의 위장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하거나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때

    · 50세 이후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원래 있던 당뇨병이 이유 없이 혈당조절이 잘 안 될 때

    · 췌장에 물혹(낭종)이 있을 때

    · 만성 췌장염 환자, 유전성 췌장염 환자, 원인을 알 수 없는 췌장염 환자

    ·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을 때

    · 혈액 검사상 CA19-9(종양표지자)가 증가했을 때

    도움말= 김명환 창원한마음병원 병원장(소화기내과 교수)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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