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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화유산 답사기] 마산 ⑪

  • 기사입력 : 2003-04-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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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보관·조사·연구 및 전시하여 시민들에게 우리
    문화를 이해시키고 계몽하는 곳으로 대학 박물관이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마산에는 경남대학교와 마산대학에 박물관이 있다. 자녀들과 함께 젊
    음과 지성, 그리고 아름다운 문화유산의 보고(寶庫) 대학 박물관을 찾아가
    보는 것도 유익하다. 들판이나 깊은 산 속에 있는 문화유산은 작은 안내판
    에만 설명을 의존하지만 박물관에는 시대적, 종류별 그리고 체계적으로 정
    리되어 있고 학예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산시 월영동에 자리잡고 있는 경남대학교 박물관(☏249-2976)은 1976년
    에 5천102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경남지방의 향토문화 연구와 선사시
    대 및 가야, 삼국시대의 유적·유물에 대한 고고학적 연구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인 발굴을 실시하여왔다. 1990년 「경주 신원리 고분군」 발굴을 시
    작으로 약18회에 걸쳐 조사 발굴작업을 했으며 그에따른 보고서를 내놓았
    다.

    고고·민속 전시실은 신석기시대부터 근대의 민속품에 이르는 각종 유물
    4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선사시대의 유물은 대부분 박물관이 직접 발굴
    조사한 유적지에서 출토된 유물로써 경남지방의 신석기·청동기시대 문화
    를 이해하는데 유익하다.

    특히 청동기시대의 무덤인 창원 덕천리 유적에서 출토된 돌칼·돌화살
    및 홍도, 대롱옥 등과 산청 묵곡리 유적이나 진주 대평리 유적에서 출토된
    각종의 토기·석기 등을 통하여 우리고장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
    볼 수 있다.

    경남대학교 박물관이 더욱 빛나는 것은 일본 야마구치현립대학(山口縣立
    大學) 도서관에 소장되었던 데라우치(寺內文庫) 문고 중 한국관계 전적류
    98종 135점을 기증 받아 소장하고 있는 것이다.

    박물관 데라우치 전시실에 있는 유물들은 주로 조선후기(17~19세기)의 간
    첩(簡帖: 편지 모음집), 시첩(詩帖: 시 모음집), 서화첩(書畵帖: 글씨와 그
    림 모음집)들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고 탁월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것이
    다. 그 중에서 신라시대의 김생(金生) 최치원(崔致遠)으로부터 고려말의 정
    몽주(鄭夢周) 길재(吉再), 그리고 조선시대의 안평대군(安平大君), 흥선대
    원군(興宣大院君)을 비롯한 220여 선비들의 글씨를 모은 명현간독(名賢簡
    牘)은 우리나라 서예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되
    고 있다.

    데라우치문고의 일부는 국외로 약탈 유출된 우리 문화재의 환수를 위한
    선례(先例)가 되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갖고 있다.

    마산시 내서읍 마산대학 민속박물관(☏230-1212)에는 선사유물 27점을 비
    롯해서 토기, 자기류 131점 등 1천여점의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박물관엔
    문화교육원 설립자 이형규씨가 젊은 시절부터 역사의 근본은 민족에게 있다
    는 생각으로 수집한 것을 26개 주제로 구분하여 전시하고 있다. 본관 5층
    에 자리잡고있는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그윽한 우리음악이 잔잔하게 흐르
    고 있다.

    박물관 안내도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분청사기(粉靑沙器)전시관에 이
    어 토기(土器), 돌잔치, 혼례(婚禮), 제례(祭禮), 풍물악기, 조선도자기,
    한국의 기와(瓦), 자수, 의생활, 관모(冠帽: 관리가 쓰는 모자), 의생활도
    구, 가내 수공업시대에 베를 짰던 베틀, 식생활, 주생활, 농업생활, 농기
    구, 효자각(孝子閣)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설명을 곁들여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당시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을 통해 선조들의 정서와 지혜를 엿볼 수 있
    고, 근대 이후 현대까지의 각종 생활용품을 통해 어른들에게는 잊혀져 가
    는 옛 물건에 대한 향수를 전한다. 또 학생들과 가장 자주 관람을 하는 어
    린이들에게는 옛 생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다만 두 대학 박물관이 일반 박물관처럼 주말이나 휴일에는 개방을 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단체 관람을 할 경우나 개인적인 방문을 할 경
    우 사전에 박물관에 연락을 하면 가능하다. 그래도 우리고장에 이처럼 아름
    답고 위대한 문화유산이 숨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박물관을 나서는 발걸음
    이 가볍다. /심재근(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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