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5일 (수)
전체메뉴

[금요칼럼] FTA 공감도

  • 기사입력 : 2004-01-16 00:00:00
  •   

  •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동의안 처리 연기를 두고 세간에서 논쟁
    의 불꽃이 꺼질줄 모르고 지속되는 오늘이다. 지난 8일 국회비준동의안 처
    리를 두고 노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방문하여 3당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을 비롯하여 농민대표들을 연일 만나 막판 설득을 벌였다. 이런데도 불구
    하고 농민 학생 3천여명의 국회앞 반대시위가 펼쳐지고 있는 와중에 농촌
    지역구 출신 의원 40여명이 단상을 점거한 채 극력 반발해 비준안 처리는
    다음달 9일로 연기됐다. 대통령이 국회로 달려와 비준안의 통과를 신신당부
    하는 초유의 상황과 농민들의 조직적 반대는 우리의 FTA비준안 처리의 절실
    함과 아울러 농민 불안감이 어떠한가를 동시에 엿보게 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 체제에서 FTA국가간 체결은 각국의 필수적인 사항으로 정착
    되고 있는게 오늘날 세계적 추세이다. 특히 수출이 국가경제의 견인차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더욱 미룰 수 없는 선택으로 다가서고
    있다. 한-칠레 FTA비준 지연으로 한국 상품이 이미 칠레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화되는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데서 이의 현황을 짐작케 하고 있다.

    더나아가 비준 지연은 우리가 추진중인 다른 나라와의 FTA체결에 악영향
    을 미쳐 국제통상무대에서 외톨박이로 전락할 수 있음이 우려되고 있는 실
    정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1백84개의 FTA가 발효됐으며 체결국 간의 무역규
    모는 2002년 세계교역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다. 세계무역기구 146개
    회원국 가운데 현재까지 한건의 FTA도 발효하지 못한 나라는 한국과 몽골
    2개국에 불과한 현실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쇄국세력의 강성
    에 밀려 개방을 늦추다 갑신정변이라는 진통을 겪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시대 현안이다.

    물론 국제화시대 개방은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이며 특히 국가신인도
    를 감안할 때 이의 처리는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국회비준에 앞서 우리 농
    업과 농촌의 회생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는 경청돼야 할
    것이다. 수입개방화 조치이후 우리 농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음은 주지
    의 사실이다. 값싸고 저렴한 외국산 농산물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와 우리
    농산물의 소비감소를 낳고 농촌 황폐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는 처지다. 더욱
    이 우리의 농업이 이렇게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은 우리의 농촌을 살리겠다는 뚜렷한 의지를 보여주지 못해 농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처지다.

    농민들에게 확고한 농촌회생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결과제임
    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는 한-칠레 FTA에 대한 농민들의 가장 핵심적
    인 반대이유는 우리 농업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데 있다는 지적이 드높은데
    서 단적으로 반증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를 수용할때 정부는 농촌과 농
    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그 결과는 수십조원의 정부지원금이 결국 농가
    의 추가적인 빚으로 되돌아온 현실이다. 이에따라 FTA자체를 반대하기 보
    다 정부지원대책의 실효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음이다. 한편 한-
    칠레 FTA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올해부터 2008년까지 51조원 등 앞으로
    10년간 119조원 규모의 농업 농촌 투 융자계획이 포함된 우리 농업발전과
    농민의 복지향상을 위한 향후 10년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수출이 주도하는 우리 경제 구조상 FTA비준이 안되면 이로인한 후유증의
    심각도는 명약관화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FTA를 하지 않는다
    는 것은 스스로 성장동력을 상실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더욱이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FTA비준은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일이다. FTA발효의 국익증대 공감대를 더욱 확산시켜야 할 것이다. 농
    민들도 국회에서 비준안을 무산시켰다고 해서 농산물 시장개방이라는 세계
    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에는 농촌을 지키고
    가꾸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수반돼야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
    다. 나택진 논설위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