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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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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과 떠나는 테마기행] 창녕 교동 고분군

  • 기사입력 : 2004-06-18 00:00:00
  •   

  •  창녕 교동 고분군

     동행(사진동호인 정재숙, ­손나경,이원옥씨)

     
     “이곳에 서면 우선 가슴이 탁 트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창녕 교동 고분군으로 `출사`를 나온 손나경, 정재숙, 이원옥씨는 올록
    볼록한 고분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가을
    창원 경륜공단 돔문화센터 사진반을 수강하고 월1회 정도 야외로 나가 자연
    을 담아오는 `사진 동호인`들이다.

     작품을 찍는 거창함보다는 스쳐 지나면서 가슴으로만 느꼈던 감동이나,
    일상적인 모습을 정지시켜, 추억이라는 앨범으로 두고두고 되새길 수 있
    어 좋다고 한다.

     교동 고분군은 도로를 중간에 두고 두 군데로 나누어져 있다.
     왼쪽편은 경사가 완만한 평지로 부드러운 곡선의 고분들이 옹기종기 모
    여 있다. 주변 밭에는 양파를 수확하는 손길로 분주하다.
     큼지막한 고분 사이에 쉴 만한 평평한 곳이 있지만 그늘이 없어 아쉽다.

     “찰칵∼찰칵”,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소리가 감미롭게 들린다.
     고분을 클로즈업 했다가 이름모를 들풀을 담기도 하고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눈으로 담을 수 있는 풍경은 한정 되어 있지만 사진은 놓치고 지나간
    모습까지 그대로 남겨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주는 즐거움이 있어 좋죠. 또
    오늘처럼 6월의 푸른색을 만끽할 수 있는 날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오른편 고분군 사이로 경사진 오솔길을 오르며 그들은 소풍나온 어린이
    마냥 좋아한다.

     정상 부근 버드나무 그늘밑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또 다르다. 크고 작은
    고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이 곳은 `비화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으로
    서기 5C∼6C에 조성됐다. 초기에는 170여기 정도가 있었으나 현재는 30기
    정도만 남아있다. 1918년 일본인에 의해 고분이 발굴되면서 변변한 보고서
    하나 없이 국보급 유물을 강탈당한 아픔이 있는 곳이다.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 이 곳에 서면 담담한 느낌이 들면서 차분해집니
    다. 그리고 지하속의 어두운 면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하죠”

     천오백년이 넘는 세월을 묵묵히 지키면서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교동
    고분군. 사각프레임에 투영된 그 모습은 가야시대 영혼들의 절절한 목소리
    를 담은 채 애잔하게 다가온다.
    이종훈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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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교동 고분군 가는 길
     창녕IC를 나와 좌회전, 군청을 거쳐 밀양방면(고암면)으로 가면 창녕
    박물관 앞쪽에 위치해 있다.

     ▲창녕박물관
     창녕읍 교리와 계성면 계성리 일대의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해 창
    녕의 발자취를 알 수 있게 했다.

     ▲근처 맛있는 집
     교동 고분군에서 밀양방면으로 차로 2∼3분정도 가면 오른편에 도야가든
    (☏533­3262)이 있다. 토속음식점으로 구수한 된장찌개, 쑥국, 추어탕
    등이 번갈아 나오는 정식(4천원)이 군침을 돌게한다. 인근 텃밭에서 가
    꾼 나물 등 10여가지의 맛깔스러운 밑반찬이 밥 한그릇을 순식간에 비우게
    한다. 주인 아주머니의 털털한 입담, 넘치는 인심도 이 집의 또 다른 자랑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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