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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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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식량주권수호운동

  • 기사입력 : 2004-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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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택진 논설위원


    식량주권수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세태다. 전국 농민회는 10일 시·군 단위별로 쌀 개방 저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강도높은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쌀시장 개방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할 것을 요구하며 식량주권사수를 위한 정부의 대응책 강구를 촉구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 73개 시민사회단체에서 우리 쌀 지키기 식량주권수호를 위한 국민운동본부를 출범. 이에 가세하여 우리 쌀을 지키자는 사회적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시간이 갈수록 긴장감을 더해 주는 우리 농업의 위기감에 대한 대책마련에 사회적 총력이 시급히 모아져야 할 것이다.


    농민과 사회단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쌀시장 개방에서 비롯되어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쌀시장 개방은 이제 우리의 현안과제로 부각돼 있는 현실이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체결하면서 우리가 관세화를 유예받은 10년이 올해로 끝남에 따라 우리는 연내 협상참가국들과 관세화를 통한 전면 시장개방이나 수입물량 확대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따라 지난 5월 미국과의 협상을 시작으로 WTO에 쌀재협상을 통보해온 중국 등 총 9개국과 협상을 펼치고 있는데 내년 쌀시장 개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오늘이다.


    이는 우리 농업 농촌의 위기감으로 다가서고 있음이다. 그러잖아도 정부의 외면과 거듭된 실정으로 우리의 농업과 농촌은 시장개방의 홍수속에 익사할 처지에 놓여 있다. 우루과이라운드 실시 이후 우리 농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간 무역협정인 FTA가 확대돼 적신호를 던져주는 처지이다. 더욱이 우리 농업의 위기감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국가경제의 견인차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에게 FTA 국가간 체결은 미룰 수 없는 선택으로 다가 서면서 문제의 심각도를 더해주고 있다. 이런 와중에 쌀시장 개방이 예고돼 우리 농촌의 위기감은 더없이 고조되고 있다. 쌀시장 개방을 반대하는 최근 농민들의 목소리가 이의 실태를 가늠케 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의 대응책은 이에 미치지 못해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우리 국민의 주곡인 쌀을 포함한 농산물 시장의 빗장이 활짝 열리고 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질타하는 드높은 여론이다. 농민들의 불안감 가중이 표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진주시 16개 읍·면 이장단이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작년 FTA에 이어 올해 추곡수매가 인하. 2005년 추곡수매제 폐지방침을 정해 우리 농업을 죽이려 하고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정부 당국의 확고 부동한 농촌회생 의지를 보여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현안임은 이제 재론의 여지가 없다. 당국의 강건너 불구경식의 태도가 젊은이들이 떠나는 농촌으로 상징되는 우리의 농촌 황폐화를 초래하였음을 교훈으로 되새겨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떠난 오늘날의 우리 농촌에서 단적으로 대변되고 있다. 경남도내 농어촌에 아기 울음소리가 그친 마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동안 의령군 대의면의 경우 10개월 동안 신생아 출산이 없어 아기 울음이 그쳤으며 화정과 유곡면은 9개월만에. 칠곡 정곡 궁류면도 8개월만에 신생아가 탄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도내 농어촌마을의 출생률 제로시대는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한 현상으로 밝혀지고 있다.


    무너져 내리는 우리 농업 기반을 보완하기 위한 획기적인 농정쇄신이 더없이 요청되고 있는 시점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농업이 단순한 이해득실의 경제논리에 의해서만 판단되어서는 결코 아니될 것이다. 식량안보적 차원에서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26.9%에 불과하며 이중 쌀을 제외한다면 5%에 불과하다는 심각한 현실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우리 농업을 지키는 특단의 대책강구와 함께 쌀시장 개방에 대한 농민들의 공감대 구축 등 사회적 합의도출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에는 우리의 농업과 농촌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구현 수반이 선결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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