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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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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브랜드 나가신다] '고르고 고른' 꽈리고추

  • 기사입력 : 2005-05-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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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 고르고 모양도 고른다

    매운 맛 없고 비타민C 감귤의 두배

    올해 첨단선별장 지어 브랜드 파워 강화


        WTO 체제와 함께 밀려온 농산물 개방화의 거센 물결은 우리 농업을 초토화시킬 기세로 무섭다.

        쌀시장 개방 확대와 DDA협상. 개별국가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으로 무역장벽이 붕괴되면서 농산물 분야도 지구촌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국적 불문 ‘브랜드없는 상품은 소비자 신뢰를 얻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본지는 위기의 농업·농촌에 힘을 북돋우고 품질로 개방파고를 넘도록 한다는 취지로 ‘경남의 브랜드’를 발굴. 연재한다.


        “약방에 감초라면 새우나 멸치 등 볶음요리엔 꽈리고추가 필수지요.”

        밀양시 부북농협 조용희 상무는 이 농협이 경제사업 품목으로 전략 육성하고 있는 브랜드 상품 ‘고르고고른’ 꽈리고추를 이처럼 명료하게 정의했다.

        씹으면 입안에서 아삭아삭 특유의 미감으로 각종 요리에 빠져서는 안되는 감칠 맛 나는 ‘조연 재료’가 바로 꽈리고추라는 것. 그래서 유흥주점이나 집단급식소. 요리점 등이 주 소비처란다.

        부북면 고르고고른 꽈리고추는 매운 맛이 없고 비타민C 함유량이 감귤의 2배에 달하며 비타민A와 무기질인 철과 인의 함량이 풍부해 여러가지 요리에 제격이다.

        특히 부북면은 남천강 지류인 제대천이 남북으로 흐르고 겨울철 일조량이 풍부해 고품질 풋고추 재배에는 더할나위 없는 조건. 따라서 지난 80년대초부터 이 지역 농가에서는 ‘조림고추’ 혹은 ‘나물고추’로 불렸던 꽈리고추 재배가 늘기 시작됐다.

        그렇지만 겨울철 전국 생산량의 40% 점유율로 질좋은 제품을 출하하면서도 도매시장에서는 늘 선별불량으로 경쟁상품보다 낮은 값을 받기 일쑤였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부북농협은 지난 2000년 상반기부터 우수작목반을 대상으로 선진지견학 등을 통해 그해 9월말 전국 최초로 꽈리고추 공동선별과 공동계산제를 도입하면서 과학적 출하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개인출하보다 5%이상 가격증대를 이룬데 이어 2002년부터는 10%이상 가격증대 효과를 이루었다.

        특히 그동안 이렇다할 이름없이 출하하다 지난해에 비로소 ‘고르고고른(GOGROGORUN)’ 브랜드를 만들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 올해 3월 인가를 받았다. 고르고고른은 하우스에서 정성스럽게 수확한 후 선별장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고추를 꼼꼼하게 골라내고 최상품만을 출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지난해 부북농협의 꽈리고추 출하 실적은 90억원. 235농가 55㏊(약 17만여평)에서 연간 2천700t을 생산한 결과물이다.

        주요 납품처는 양재·성남 등 수도권 농협물류센터에 80%. 대전·가락도매시장 15%. 대형유통업체 소포장 납품 5% 등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공동 선별장은 두 곳. 2001년 농협자체간이집하장을 개보수하여 선별장으로 확보했고. 밀양시 전액 지원으로 100평 규모의 공동선별장도 확보했다. 그러나 장소가 협소해 효율적인 선별과 출하상품 규격화가 어려워 올해에는 300평 규모의 첨단선별장을 신축. 세척안심고추 상품화를 통해 ‘고르고 고른’ 꽈리고추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 상무는 “연말 세척기 등을 갖춘 첨단 선별장이 완공되면 지금보다 더 품질이 우수한 꽈리고추 납품이 가능해진다”면서 “좋은 값을 받아 작목반원들의 수입이 배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동출하 참여농가 확대"

    /이순택 부북농협장/


        “올 연말 300평 규모의 선별장이 완공되면 질좋은 제품을 규격화 해 일본 수출길을 다시 트는 등 판로를 더욱 넓히겠습니다.”

        8년째 부북농협을 지휘하면서 각종 경제사업과 조합원 권익사업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순택 조합장은 ‘고르고고른’ 브랜드 고추 판로확대에 강한 집착을 보였다.

        “공동선별·공동출하사업이 초창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조합원들의 인식부족으로 농가별 상품성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가격과 인건비를 공통적용하는 데 불만이 많았던 게지요.”

        그러나 막상 개인출하때보다 5~10%이상 좋은 값을 받게 되면서 농민들의 인식이 차츰 바뀌더란다.

        이 조합장은 “공동선별사업은 노동력 절감과 고품질 규격출하 등 장점이 많은 만큼 전 농가의 참여를 이끌어 내 판매사업 내실화를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상목기자 sm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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