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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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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시리즈] <11> 경남체고 펜싱부

  • 기사입력 : 2005-08-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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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빛 꿈꾸는 미녀삼총사 "얍! 얍!!"
    겹겹 옷에 호면 쓰고 `14년만의 금메달' 위해 비지땀

        펜싱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하얀 도복과 정갈한 타이즈. 영화 ‘조로’를 연상시키는 날렵하고 세련된 검?
        상상은 거기서 끝내자.

        한여름 겹겹이 껴입은 옷 사이로 전깃줄을 감은채 날카로운 칼을 피해 이리저리 뛰어야 하고. 큰 대회에서 입상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비인기 종목이 펜싱이다.
        보통 인내력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고난의 종목. 그러나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더위와 싸워가며 전국체전 금메달을 꿈꾸는 이들은 있다.

        경남체고 펜싱부의 세 ‘여전사’. 문보람(1년) 곽민주(3년) 배민(2년).
        호면을 벗자 발갛게 달아 오른 앳띤 얼굴에서 비가 내린다.
        “진짜. 진짜. 더워요.”

        호들갑스레 살짝 들추어 보이는 옷이 자그마치 여섯겹이나 되는데.
        속옷 위에 면티-프로텍터-플래스틱 가슴마개-도복. 그리고 프뢰레가 주종목인 그들은 구리선이 촘촘히 박힌 메달자켓까지 입고 있다.
        언젠가 경남의 한 선수가 메달자켓 없이 경기를 하다 검이 부러지면서 등을 관통한 사고가 있었기에. 김갑준(47) 감독은 선수들에게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는다.

        “30도를 넘는 찜통 더위에 훈련복을 입고 견디는 것만으로도 칭찬할 일이지요. 그래도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아무리 더워도 봐 줄 수 없습니다. 올 여름 잘 이겨내서 꼭 금메달을 따야죠.”
        그들이 더위와 전면전을 벌이는 건. ‘14년만의 우승’이라는 타이틀 때문.

        지난 91년 이후 14년 동안 경남체고 펜싱부는 단 한번도 전국체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결승에까지 오르면서 다시 불 붙은 우승을 향한 뜨거운 진념.
        새벽 5시50분부터 시작해 밤 9시가 가까워서야 숙소로 돌아가고. 온몸에 땀띠가 내려도 괜찮다.

        ‘경남체고 펜싱부. 14년 만의 우승!’.
        전국체전서 반드시 이뤄내야할 꿈이 있기에….

    진정은기자 dalya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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