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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안전등반 "빠뜨린 건 없나요?"

  • 기사입력 : 2005-12-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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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산행은 산악인들 사이에선 ‘등산의 백미’라 불릴 정도로 멋진 절경과 스릴이 넘친다.

      반면 그만큼 큰 위험부담도 안고 있다. 예고 없는 폭설과 혹한. 눈사태. 극심한 체력소모로 인한 피로동사. 저체온증. 등산로 이탈에 인한 조난 등은 다른 계절에서는 볼 수 없는 겨울산만의 복병이다. 행여 일출여행으로 험한 산을 택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겨울 설악산에 등반을 간 K씨(28) 등 3명은 양폭산장으로 오르던 중 눈 덮인 등산로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칠선골로 길을 잘못 들었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이틀통안 계곡 속에 갇혀 있다 동사 직전 가족들의 신고로 구사일생으로 구조됐다.

      #지난 86년 남설악 주전골에서 A씨는 탈진으로 피로 동사했다. 당시 일행은 망대암산과 1158봉 사이의 바람이 세차게 부는 능선상에서 부실한 복장으로 산행을 하다 체열을 뺏겼으며 하산 도중 허기진 상태에서 찬 눈을 먹고는 결국 사망했다.

      #지난 86년 1월 23일 설악산 오련폭포 위쪽 등산로에서 A등산학교 수강생 일행 9명이 눈사태에 휩쓸려 눈더미 속에 매몰됐다.

      위 사례는 실제 발생한 사건으로 산악구조대 자료집에 기록된 일부다.

      자료집에는 주등산로에서 판단착오로 지형이 험난한 계곡이나 지릉 등으로 길을 잘못 들어 방황하다 조난. 혹은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이런 유형의 사고가 전체 사고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폭설에 의해 방향감각이 떨어지고 원근감이 없어지는 게 주요인이다.

      그 다음으로 탈진상태와 추위가 겹쳐서 일어나는 피로동사와 저체온증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체력소모가 극심해 불충분한 영양섭취. 눈에 대한 미흡한 대비로 자칫 잘못하면 동사와 동상의 원인이 된다. 이외에도 갑작스런 눈사태나 산사태로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등산준비 미비나 사전 지식 부족. 과욕이나 자만심이 가장 위험한 요소로 작용했다.

      겨울 산에서는 행동한 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며. 필요한 양의 영양 섭취. 기상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풍. 방수의류 휴대. 비박용 막영구의 준비와 버너 같은 열기구의 지참은 필수이다.

      방수의류·열기구 지참 필수

      일몰 후 등산로 이탈시 당황말고 모닥불 피워 추위 대처

      눈사태 예상지역은 오전중 통과

      젖은 옷은 빨리 갈아입고 초콜릿 등 열량 높은 음식물 섭취


      ▲등산로 이탈시 대처방안=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이 최선책이다. 당황하지 말고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고 침착한 자세로 주변의 지형 등을 살펴봐야 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갖고 이리저리 움직인다면 체력소모와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먼저 눈보라가 친다든지 안개가 짙게 끼었을 경우와 일몰 후에는 즉시 행동을 멈춘 후 적당한 은신처(비박장소)를 찾아 차선책을 강구해야 한다. 일몰 후에는 마른 나무를 주워 모닥불을 피워 추위에 대처하고 조명구를 사용해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거리거나 소리를 외쳐 자신의 위치를 알린다.
      주말을 이용한 당일산행일지라도 비상시에 대비하여 조명구. 예비의류. 비상식량. 방풍의. 판초 등을 휴대하여 이런 경우에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에 대한 대책= 젖은 옷은 건조한 옷을 입고 있을 때보다 20배나 빠르게 몸의 열을 빼앗아 가며. 최초의 저체온증상이 나타나서 허탈상태에 이르기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는 2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빠른 시간 내에 건조한 옷으로 갈아 입는 게 중요하다. 또 열량이 높은 음식물(더운 당질의 차나 초콜릿. 캔디 등)을 섭취해야 한다. 저체온증상의 환자는 침낭 속에 동료가 함께 들어가 몸으로 감싸주어 체온을 유지시켜야 하며. 환자에 대한 가온 조치는 점차적으로 해야 한다.

      ▲눈사태 발생 지형
      눈사태는 대개 25~55도 경사에서 발생한다. 그 중 30~45도의 경사가 가장 위험하다. 55도 이상의 급사면인 경우는 눈이 쌓이지 않으므로 오히려 눈사태 안전지역인 것이다. 대개 경사진 암벽이 V자형(깔대기형)의 협곡을 이루거나. 매끄러운 완경사의 슬랩암반. 경사진 사면이 길게 이어지는 지형 등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굳은 눈 위에 새로 눈이 덧쌓였을 경우가 아주 위험하다. 눈사태는 새로 눈이 내리는 도중이나 눈이 멈춘 다음 하루 사이에 발생한다. 많은 양의 눈이 내렸을 때는 하루 이틀 동안은 행동을 중지하는 게 현명하다.
      눈사태 지역을 통과 시에는 대원간 50m이상 일정간격을 유지하고 사태가 예상되는 지형은 비교적 기온이 낮은 오전 중에 일찍 통과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한낮의 강렬한 햇빛이 복사중일 때는 경사가 급준한 바람맞이 사면을 통과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지도 사용법
      지도 한쪽 구석에 적힌 중요 기호 일람표를 숙지한다. 축적은 5만분의 1이나 2만5천분의 1인 등고선 지도가 일반적으로 쓰인다.
      등고선은 지표의 같은 고도를 이은 선이다. 익숙해지면 등고선만 보아도 길게 뻗은 산록이나 바위를 씻으며 흐르는 계류의 모습이 떠오르게 된다. 등고선은 우선 경사의 완급을 아는데 도움이 된다. 등고선의 간격이 촘촘하면 경사가 급하고. 간격이 듬성듬성 있으면 경사가 완만하다. 또 등고선은 등성이에 해당되는 곳은 커브를 둥글게 그리고. 골짜기 줄기는 검게 나타낸다. 이것은 눈을 가늘게 뜨고 지도를 보면 비교적 확실히 나타난다. 북쪽을 나타내는 기호가 없으면 위쪽이 북쪽이다.

      ▲나침반 이용으로 지도 읽기
      나침반의 바늘은 북쪽을 나타낸다. 나침반은 수평으로 들고. 바늘이 멈출 때까지 기다린 후 상부를 북쪽으로 향한 지도 위에 올려 두면 된다. 단 어느 지도에나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과 실제의 북극점 방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것을 서방편위라고 한다. 지형도에서는 실제의 북극점이 정북쪽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로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자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각 지형도에는 북쪽에서 몇 도가 벗어나 있는지가 기록돼 있으므로 그 각도만큼 지도를 동쪽으로 돌리든가. 자석이 가리키는 북쪽선을 미리 찾아서 지도에 표시해야 한다.
      만약 나침반이 망가졌을 경우에는 태양이 있고. 시각이 크게 틀리지 않은 시계가 있으면 대략의 방위를 알 수가 있다. 우선 시계의 단침을 태양으로 향한다. 단침과 문자판의 12시의 각도(좁은 각도 쪽)의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방향이 남쪽이다. 만약의 경우를 위해 꼭 기억해 두자. 최승균기자 july9th@knnews.co.kr <도움말= 한국산악협회>

      ★산행 규칙 10계명
      1. 산행은 아침 일찍 시작하고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마쳐라.(겨울은 오후 4시 이전)
      2. 하루의 산행은 8시간 정도로 하고 체력의 3할은 항상 비축하라.
      3. 일행 중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산행을 하라.
      4. 산에서 무게는 적이다. 가급적 30kg 이상은 지지 마라.
      5. 배낭을 잘 꾸리고 손에는 절대 물건을 들지 마라.
      6. 등산화만은 발에 잘 맞고 좋은 것을 신어라.
      7. 산행 중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어라.
      8. 산에서는 아는 길도 지도를 봐라.
      9. 길을 잘못 들었다고 판단되면 빨리 돌아서라.
      10. 장비는 항상 손질을 잘해 두고 산행기록은 반드시 써라.


      ★겨울철 등반장비 고르는 법

      ◆등산재킷= 겨울산행용 등산재킷은 품이 넉넉하고 팔꿈치가 곡선으로 디자인 된 것으로 골라 팔을 움직일 때 편안하게 느껴지면 된다. 겨울용 등산재킷의 모자는 필수이며 얼굴볼까지 가려지고 조임 기능이 있는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허리에도 조임 기능을 갖추는 게 좋고 눈·비를 대비해 어깨 부위를 심실링(무봉제선) 기법으로 제작한 제품이 좋다.

      ◆등산화= 추위와 눈으로부터 발을 보호해야 하므로 가죽 갑피 안쪽에 고어텍스 필름을 넣어 방수 성능을 높인 제품이 좋다. 바닥이 딱딱하고 휘어지지 않도록 프레임이 들어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빙설벽을 오르기 쉽도록 고안된 플라스틱이나 가죽 소재로 만든 전문 등반용 등산화의 경우 방수 성능과 내구성은 뛰어나지만 일반 산행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스패츠= 겨울산행에 중요한 등산용품이다. 등산화 위에 착용하는 스패츠는 눈이나 얼음. 물 등이 등산화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바지가랑이가 젖지 않도록 해 궁극적으로 발의 동상을 막아준다. 스패츠는 무릎까지 덮어주는 제품(게이터)이 좋다.

      ◆피켈과 아이젠= 겨울철 전용 장비다. 손도끼라 불리는 피켈은 빙판·설사면에 스텝을 만들거나 지팡이 등 대용으로 사용된다. 피켈은 피크가 길고 길이는 짧은 ‘등반용’이 겨울철에 적당하다. 아이젠은 미끄러운 빙판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다. 워킹용 아이젠은 발톱수가 4~6개로 적고 소형으로 제작돼 휴대하기가 편하다.

      ◆모자와 장갑= 겨울철 체온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겨울산행에는 반드시 귀마개가 달린 것을 구입해야 한다. 장갑은 보온. 방풍. 방수 기능을 지닌 세 가지 종류를 따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장갑은 착용 중 눈이나 얼음에 젖어드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여벌을 챙겨야 한다.

      ◆랜턴= 일조시간이 짧은 겨울철에 랜턴은 빠뜨릴 수 없는 준비물이다. 등반할 때 뿐만 아니라 야간에 예기치 않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꼭 필요한 장비이다. 광원이 전구 대신 LED를 사용해 사용시간이 무려 100여 시간이나 되는 제품도 출시됐다.

      ◆고글·선글라스= 설산 등반에는 주로 채색 강도가 높은 것과 눈부심을 방지하는 편광렌즈용 고글이나 선글라스가 좋다. 김호철기자 keeper@knnews.co.kr <도움말= 롯데백화점창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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