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3일 (월)
전체메뉴

야누스의 두 얼굴

  • 기사입력 : 2006-02-27 00:00:00
  •   
  •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 중에 자신의 출세. 신분상승. 개인의 영달. 혹은 가문을 빛내기 위해 자치단체장이나 의원에 출마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주민을 위해. 지역 발전을 위해 출마한다고 말하고 있다.
      서로 상반되거나 표리부동한 걸 묘사할 때 로마의 신화에 나오는 ‘야누스의 얼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다.

      그러나 어느 것이 됐든 그리 크게 나쁜 것은 아니고. 두 가지 모두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하겠다.
      문제는 어디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느냐고. 국민들의 정치 불신이 높은 것은 어쩌면 후자보다는 전자에 더 가깝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광역·기초의원들의 경우 이번부터 유급화가 되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이 때문에 벌써부터 공천 후유증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상 공천권을 갖고 있는 현역 의원들도 이들 예비후보자들을 만나기가 무섭다고 말한다. 실제로 만남을 기피하거나 직접 만나주지 않는다.

      한 예로 안홍준 국회의원은 예비후보자를 만나 얘기를 듣고 ‘열심히 하라’는 말만 했을 뿐인데 마치 공천을 주는 것처럼 떠벌리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며 기초의원까지 줄 세우기를 한다는 말도 하지만 오히려 골치 아프다는 반응이다.

      각 당의 공천 기준 중에는 당에 대한 기여도를 크게 꼽고 있으며. 의원들은 또한 충성도를 높이 평가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는 주민들을 위한 공복을 뽑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당에 대한 기여도나 의원에 대한 충성도보다는 지역주민과 지역 발전을 위한 공헌도에 초점을 맞추어야하는 정서와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한나라당 경남도당이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3일부터 공천을 위한 공모를 하고 있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의 선호도가 매우 높은 곳이다. 어쩌면 당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절대 다수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우려스럽고. 한나라당의 공천 과정을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민들은 이번 선거가 당이나 의원들의 개인 비서를 뽑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공복을 뽑는 선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누구는 어느 의원과 친하다더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김용대(정치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