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9일 (월)
전체메뉴

[금요칼럼]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 기사입력 : 2006-04-07 00:00:00
  •   
  •   지난 3일 입국한 슈퍼볼 영웅 하인스 워드의 행적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어머니는 나의 전부”라고 워드가 표현했듯이 그의 오늘이 있기까지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한 것은 어머니 김영희씨의 희생과 헌신이었음을 짐작할 수가 있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좀처럼 표출하지 않는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로 보이는 김영희씨도 청와대를 방문하면서 환하게 미소지었다.

     아들을 스포츠 영웅으로 키워내기까지 김씨는 그야말로 온갖 일을 닥치는대로 했다고 한다.

     3가지 일을 해 온 김씨는 하루 16시간동안 노동하면서도 아들이 올바르게 자라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알고 힘든 줄 몰랐다고 했다. 아들 하인스 워드는 김씨의 소망이요. 삶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녀를 보면 유년의 어머니 생각난다
      아들에게 더운 밥 먹이며 우물물로 배 채우던 어머니.
      찔래꽃 향기처럼 달콤한 어머니 품이 그립다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논밭일한 어머니.
      풋 강낭콩 따주던 따스한 손 보고싶다
      하인스 워드.
      그대 피는 대한의 혼
      연어처럼 돌아온 그대가 고마울 뿐
      어머니의 희생과 기도 뼈에 새겨
      영광의 오늘 이룬 그대가 자랑스럽다
      겸손과 관용으로 세상을 품고
      약자의 눈물 닦아주는 사람 되라 가르친 어머니.
      정점에 올라도 추락을 잊지말라 한 어머니.
      아들을 세상의 희망으로 키운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자작시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를 보면 인고(忍苦)의 세월을 묵묵히 걸어오면서 자식에게 사랑을 다 바친 지난날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워드가 자라난 미국 조지아주 포레스트파크 주변 이웃 사람들은 김씨의 이름 대신에 ‘워드 엄마’로 불렀다고 한다. 사실 마을 사람들은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김씨를 모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들에게 결코 눈물을 흘리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며. 때로는 매를 들면서까지 아들을 바른길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한다. 한 마디로 워드의 인생교과서는 바로 어머니였던 것이다.

      놀라운 것은 워드의 심성이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지 않게 교육해 왔다는 점이다. 시합에서 상대 선수가 강한 몸싸움을 걸어와도 워드는 시종 미소를 지을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는 등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이것은 어머니의 인성교육에서 배양된 것임을 짐작할 수가 있다. 아마도 김씨는 지난날 우리 어머니들이 자녀를 엄하면서도 자애롭게 교육한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워드를 키워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녀를 위해 가진 것 모두 주고도 아무런 내색 없이 꿋꿋하게 삶을 지탱해 온 우리의 어머니들은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지고지순한 신앙과 같은 존재가 아니었던가.

       워드는 어머니 김씨가 기대한 대로 훌륭하게 성장해 자랑스런 세계 제1의 슈퍼볼 영웅이 됐다. 그는 이번 귀국 목적이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임을 밝혔다. 입국 당시 몰려든 취재진들 사이에 파묻힌 어머니를 보고 ‘누가 내 어머니를 좀 지켜달라’고 큰 소리로 외치는 워드를 보면서 ‘타고난 효자’라고들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했다고 하지 않던가.

      “창피한 것은 혼혈이 아닌 혼혈에 대한 차별”이라고 말하는 워드는 혼혈인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표하고 있다. 그들을 돕는데 기꺼이 앞장설 것임을 밝히면서 인종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다. 세계동포주의가 아니더라도 인종차별만큼은 없어져야 것임을 다시한번 절감하게 된다.

      아들이 수퍼스타가 됐음에도 김영희씨는 여전히 집 근처에 있는 한 고등학교의 식당일을 계속 한다고 한다. 한없이 강하고 한없이 자애로운 우리의 어머니상(像)을 그대로 물려받은 김영희씨. 워드는 그러한 어머니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로 여기고 효성을 다하고 있다.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는 밖으로는 엄하게 속으로는 한없이 자애롭게 아들을 교육시켰다. 겸손을 알고 관용과 사랑으로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인스 워드를 진정한 이 시대의 영웅으로 키워낸 것이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