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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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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서운함부터 달래줘야

  • 기사입력 : 2006-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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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 400만원씩이나 되는 경로당 부지 대부료를 시가 마을에 부과하겠다고 하니 참으로 난감하네요. 해마다 마을에서 부담하기도 그렇고. 경로당을 이용하는 노인들에게 거둬서 내기도 뭐하고….”

      양산 동면 금산마을 이장과 청년회 등은 60여명에 이르는 마을 노인들이 제대로 쉴만한 곳이 없자 지난해 말부터 마을에 있는 종전 보건진료소를 리모델링해 경로당으로 사용하는데 의견을 모으고 양산시에 지원비 등 행정지원을 요청했다.

      마을 측은 최근 시 회계과로부터 오는 6월께 있을 추경때 리모델링에 드는 비용 3천만원을 지원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따라서 마을 측은 마을 공금 2천만원을 보태 보건진료소 건물을 노인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치고 냉·난방 시설 등을 갖춰 제대로 된 경로당을 마련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그런데 시 회계과는 해당부지(298㎡) 사용에 대한 절차를 알아보고 있던 마을 측에 해당 부지가 시유지임으로 사용하는 마을이나 노인회 등이 연간 대부료 400만원을 매년 선 납부해야 부지이용이 가능하다고 마을에 알려왔다.

      회계과는 그 이유를 “해당 부지와 건물은 진료소 폐쇄 후 개인이 연 400만원에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유지 관리의 관련법에 따라 대부료를 부과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경로당 마련을 추진해 오던 마을 이장과 청년회 등은 생각지도 않았던 경로당 부지 대부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경로당 설치 계획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입장정리를 못하고 있었다.

      마을 주민과 노인들은 “부지가 없으면 시에서 부지를 매입해서라도 경로당을 지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유지에 대해 대부료를 받겠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상당히 섭섭하다”며 “말로만 복지행정 구현을 외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복지행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양산시가 경로당을 지워주고 노인들에게 ‘세(貰) 받아먹으려 한다’는 지탄과 ‘따로국밥식 행정’을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 나서 마을 노인들의 서운함을 달래주는 것이 복지행정의 첫 번째 일이고 노인들이 올여름에 서늘한 곳에서 편히 쉴 수 있도록 경로당을 마련하는데 시의 총체적인 지원과 서비스를 아끼지 않는 것이 그 두 번째인 것 같다.    김석호(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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