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1일 (화)
전체메뉴

수입밥쌀 배척의 '고민'

  • 기사입력 : 2006-05-08 00:00:00
  •   
  •   밥맛 비교시식회를 해 본 결과 미국산 칼로스 쌀로 지은 밥맛이 당초 소문과 달리 ‘영 아니올시다’인 것으로 나오고 있다. 그것도 3등급도 아닌 1등급쌀 밥맛이 국산 보통미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반응이고 보면 칼로스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기미마저 보인다.

      실제 칼로스로 밥을 해 먹어본 사람들은 대체로 ‘찰기가 없어 물컹거리고 냄새도 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후 양곡상들의 반품사례가 이어졌고.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지난달 26일 실시한 4차 공매에서는 낙찰률 ‘제로(0)’라는 이례적인 사태까지 발생했다.

      기실 올해 의무수입물량(MMA)으로 도입되는 미국과 중국. 호주. 태국산 쌀 중 국내 쌀농가를 가장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이 칼로스이고 보면. 일단 밥맛에서 우리 쌀에 뒤지는 것으로 평가돼 다소 안심이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 수입밥쌀을 마냥 배척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어서 걱정이다.
      왜냐면 시판용 의무수입물량은 어떤 형태로든 국내에서 전부 ‘밥쌀용’으로 소비해야 한다. 이는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간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양곡업체 응찰이 저조할 경우 부득이 최저경매가액을 낮추어서라도 소진에 나설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국산쌀값의 동반하락을 불러 농민들을 더 어렵게 만들지 않겠느냐는 것이 유통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전망이다. 식량주권과 농민생존권을 기치로 수입쌀 배척운동을 전개한 결과가 엉뚱하게 우리 쌀 가격하락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차제에 우리 국민들도 신토불이 국산 쌀은 고급웰빙쌀로. 수입밥쌀은 우리 체질과 입맛에도 안 맞는 저급쌀로 규정해 소비에 차별성을 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목(경제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