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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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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절과 우란분절

  • 기사입력 : 2006-07-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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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절기상 백중절(百中節)인 음력 7월15일은 불교에서는 우란분절(盂蘭盆節)입니다.
    우란분절은 석탄절(4/8). 출가절(2/8). 성도절(12/8). 열반절(2/15)과 함께 불교 5대 명절입니다.

    우란분절이 불교의 큰 명절로 자리잡은 것은 부처님 10대 제자 중 한 사람인 목련존자가 자신의 어머니를 아귀지옥에서 구하기 위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 스님들의 하안거가 끝나는 음력 7월15일. 자자일(自姿日)에 여러 스님들에게 공양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우란분절을 앞두고 현 세태에 대한 안타까운 생각이 참 많습니다.
    삶이 힘들 때는 엄동설한에도 생비지땀인데 무더위·장마는 성큼 다가섰고. 때에 이열치열은 어림없지요. 삼가 부처님 말씀으로 심신을 가다듬어야 으뜸입니다.

    우리 뿌리(부모)들께서 험난한 세파에 시달리면서 세상살이 속고 사는 줄 뻔히 알면서 미련 바보인척 먹지도 입지도 못하고 잠도 못 주무신 채 그것도 뜨거운 땡볕 아래 흙범벅인 채 일만 하시다 가실 때 왜 군말이 없어셨을까요.

    하기야 고슴도치도 제 새끼만은 어떻다지요. 하물며 우리 뿌리들께선 군말이 쉽지 않았지. 흔히들 자식 이기는 부모 힘들답디다. 더더욱 뿌리(자식)를 기르는 지금 당장은 어떠합니까. 자식의 일이라면 때에 따라 눈치 코치 염치 우치 법치 앞에서도 억울함을 꿀꺽 삼켜가며 줄 줄만 알았지 받을 줄 모르십니다. 아마 부처님을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으로 모시면서 뿌리를 ‘천상천하유자독존(天上天下唯子獨尊)’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부처님께서 나무라셨을까요.

    자식들은 어쩌다 잘되면 제 잘난 체. 잘못될 때는 어찌 그리 조상 탓일까요? 당장에도 모자라고 힘들고 바쁘고 어쩌고 하면서 핑계 대기에 바쁘지요. 다 그렇지 않기에 망정이지 뿌리가 흔들리면 성하겠습니까?

    왜 이리도 집 안팎이 골 안팎이 시끄럽고 믿으려 하지 않고 힘들까요. 뿌리가 흔들릴까 새 뿌리만을 살피다 떠난 임들. 자식사랑한 죄도 있을까요. 우리 또한 새 뿌리를 지키려니 바로 지난 그때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불자여 목련존자도 지옥 철문에 갇혀있던 청제부인 어머니를 위해 해탈문을 열어드렸으니 부모은중 경문소리 스님들께 듣기로 하고 칠월칠석. 백중날을 맞아 절에 가서 공부하십시다.

    ‘새로움을 살리려면 지난일에 감사해야 새로움이 살아나고. 새로움은 알듯알듯 호기심에 빨려들어 혹시나가 욕심내고. 지난일은 알고있어 뻔한일들 그 말고도 살기 바빠 무심하고. 아는일이 힘이 되고 모르면은 답답한데 아는일에 덤덤할가. 살만한데 죽을번도 죽을지경 다시살때 어느한끈 놓쳤을가. 어림없다 우리뿌리 살고죽고 내뿌리를 털끝인들 건드릴가. 부모되고 자식사랑 죄되는줄 알면서도 꿀꺽삼킨 그게 부모. 자식들이 잘되기를 참말이면 먼저먼저 조상님을 잘모시기. 새로움을 살리려면 지난일에 감사해야 새로움도 살아난다. 칠월칠석 견우직녀 사랑상봉 칠월보름 우란분절 조상상봉. 윤칠월에 세절밟기 이웃상봉 너살아야 나도산다 같이살자’. 최응수 스님(창원 북면 오룡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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