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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4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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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통합 '삐걱' 이번에도 언론탓?/최승균기자

  • 기사입력 : 2006-08-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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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악의적으로 보도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14일 경상대 관계자가 불만의 목소리를 전화로 전달했다. 그는 양대학 통합 재논의에 대해 본지가 보도한 ‘교육부와의 사전내락 의혹’이나 본부 위치나 인센티브 등 통합에 대한 양 대학의 입장을 두고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마치 언론이 통합을 방해(?)하려고 했다는 반응이다.

      문득 이 대학 관계자의 말에 1년 전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양 대학은 지난해 6월 통합 무산을 선언한 이후 지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등 큰 후유증에 휩싸였다. 당시 양 대학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통합 무산의 원인을 ‘서로의 탓’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면에는 언론이 ‘대학 이기주의’와 ‘지역 이기주의’를 부추겨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경상대와 창원대 양 대학의 행태도 당시와 유사해 우려스럽다. ‘통합안 도출’이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지난 7일 나오자 일제히 양 대학은 극구 부인했다. 창원대는 ‘사실무근’이라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으며 경상대도 그러한 사실이 없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저녁 경상대는 양 대학 통합안 기초협의서에 교육부 관계자와 상당부분 의견 일치를 봤다고 시인했으며 창원대도 양 대학 통합 논의 재개를 인정하면서. 양 대학 구성원들과 지역민들의 사전 의견 수렴 없는 논의라며 반발을 샀다. 비록 다소 앞지른 보도였다 할지라도 하루만에 일정부분을 시인함으로써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더욱 우스운 일이 발생했다. 창원대의 기초협약서 공개가 보도되자 경상대가 일부 내용이 협의사실과 다르다며 발끈하는 해프닝을 벌인 것이다.

      이처럼 통합 논의 재개 며칠만에 양측의 감정 대립과 이를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양 대학의 극도의 과민증세로 인해 다양한 설도 나오고 있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이나 로스쿨이 이미 내정됐다거나 양 대학 총장이 중앙부처에 자리를 보전받았다는 등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번 양 대학의 통합 재논의 시작은 분명 지난해와 다소 차이가 있으나 새로 시작됐음은 명백하다. 또 양 대학의 통합이 지역과 대학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길임에야 이견 없다. 다만 양 대학이 갈 길이 바쁜 ‘통합 대성공’을 놓고 출발선부터 지나친 공방과 언론에 대한 과도한 반응으로 산통을 깨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난해 통합 시도가 ‘불발탄’이었다면 이번엔 ‘오발탄’으로 번질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최승균(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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