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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칼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 기사입력 : 2006-12-13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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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부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했다. 가정이 화목해야 만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사회도 건전하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가정이 해체되고 위기에 처해 있다. 가정을 지탱하는 기둥인 부부사랑과 자녀출산. 교육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는 단지 개인의 차원을 넘어 국가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언젠가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1980년대 조사에 의하면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의 1위는 ‘가정의 행복’이었지만 2000년대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정의 행복은 2위로 떨어져 있고 1위는 ‘나 자신의 건강’이라고 나와 있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가정이 공동체. 즉 당연히 함께 살아가야 하는. 함께 행복을 추구해야하는 곳이라는 의식이 흐려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대가족이 함께 어울려 살던 모습이 핵가족화로 인해 점점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안에는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정의 해체 위기를 눈 뜨고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국무총리 산하에 저출산 고령화 대책 기구를 두고 가정 해체에 대해 고민하는 한편. 여러 종파에서 특히 천주교에서는 여러 형태로 가정 안에서 대화와 기도 그리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생명을 지키고 생명을 수호하는데 앞장서야 할 가정이 반생명적인 행위 - 예를 들어 낙태 행위와 같이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행위 - 를 자행하는 것을 근절토록 교육하는 것 또한.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중요한 노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단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삶으로 살아가야하는 숙제도 동시에 안고 있기에 결코 쉬운 문제만은 아니지만. 가족은 어쨌든 서로 사랑을 표현할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할 것이고. 그 사랑이 생명을 지키는 기초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활력을 제공함으로써. 가정이 사랑의 문화 중심이요 핵심임을 알고.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우쳐야 할 것이다.

    자녀들의 미래를 함께 걱정해 주는 시간. 부모님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시간. 기쁨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서로의 마음을 열고 서로의 눈을 마주칠 때 우리 가정의 미래가 있다.
    그리하여 서로 간의 대화와 만남이 주는 사랑을 통해 가정의 본질을 알게 될 것이고 그 향기는 사회 곳곳에 퍼져나갈 것이다.

    아무리 춥고 시리더라도 우리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가정에서 체험한다면 사회는 결코 얼어붙지 않을 것이라 희망해 본다. 이성현 (요한)신부(마산교구청 사목국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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